안전벨트 꽉 매자…"비트코인 롤러코스터, 이제 시작일 뿐"

이정훈 기자I 2021.05.26 11:14:17

하루 5%이상 급등락, 올 5개월간 39일…작년(42일) 육박
한 달새 역대 최고가서 반토막…시장 낙관론 크게 약화돼
HSBC "이 정도로 큰 변동성이라면 투자할 생각 없다"
"4만달러 회복되면 매도 대기"…"앞으로 시장 고통 지속"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악몽과도 같았던 비트코인 가격 널뛰기는 아직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각국 당국의 규제는 앞으로 더 엄격해질 테고, 그로 인한 시장 고통은 더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일중 변동폭 추이 (코인메트릭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본격화한 올해 가격 변동성이 작년보다 훨씬 커졌다. 실제 가격이 하루 5% 이상 급등락하는 날은 작년 한 해 동안 단 42일뿐이었던 반면 올해엔 5월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39일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중순 6만4829달러 역대 최고치까지 갔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만에 3만128달러까지 추락했고, 아직도 4만달러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악몽같은 시세 급등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조만간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작년 하반기부터 비트코인시장을 지배해 온 낙관론이 사그러들고 있기 때문다.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유입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잇딴 악재와 그로 인한 급락 경험이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실망감을 주고 있다.

아카데미시큐리티의 피터 치르 매크로 전략헤드는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변동성 국면 이후 기업 리더들 사이에서 가상자산을 실제 활용하려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 최대 투자은행(IB)인 HSBC를 이끌고 있는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너무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다 투명성도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전용 트레이딩 데스크를 사내에 두거나 자산을 위탁한 고객들에게 디지털자산 거래를 제공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퀸 CEO는 “비트코인이 보이고 있는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를 공식적인 자산군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물론 고객들이 원할 경우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 스스로가 자산 운용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자산군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의 변동성 장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터 베레진 BCA리서치 글로벌 전략담당 이사는 “가상자산이 최근 2주간 보였던 충격은 앞으로 닥칠 일을 알려주는 전조에 불과하다”면서 “이 시장은 앞으로 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한 시장 고통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터 워스 코너스톤매크로 시장 기술적분석 담당 이사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올라서면 코인을 매도하려는 투자자들이 상당 수 대기 중”이라며 “이는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보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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