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시민단체는 “비상식적인 합병으로 인해 743억원의 국민연금기금이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등 4개 시민단체는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홍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민단체는 “최근 서울고법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결했다”며 “법원은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가 정당한 투자판단에 근거할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정상적인 합병비율이 1대 0.35가 아닌 1대 0.414로 봤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의 이득금은 4485억원으로 추산했다. 합병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손실은 743억원으로 추정했다.
시민단체는 “국민연금은 합병비율이 산정되는 이사회 결의일까지 구 삼성물산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며 “반대로 이사회에서 불리한 합병비율이 산정된 이후에는 다시 구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수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합병에 찬성해 가입자들의 소중한 연금재산에 손실을 발생시켰다”며 “부적절한 처신으로 손실을 끼친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서울고법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이 너무 낮게 평가돼 이를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합병 전 삼성물산 주식을 계속 판 국민연금공단에 대해서도 “삼성물산의 주가를 하락시키거나 상승하지 못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며 정당한 투자 판단에 따른 게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