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 일본, 정년 올려 인력난 막는다

김인경 기자I 2015.12.01 10:22:05

혼다, 정년 60세에서 65세로..출장 수당 줄여 인건비 유지
국민연금 수령 연령 높이자 공백상태 막기 위해 기업도 나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노령화의 덫에 빠진 일본 기업들이 정년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연금을 지급하는 연령을 올리며 정년 퇴직을 하고도 국민연금을 못 받는 ‘공백 상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자동차 그룹 혼다가 전날(30일) 내년부터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혼다는 사원은 60세 정년을 사원에 대해 정년시 50%의 급여 수준에서 최대 5년까지 재고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정년시 평균 80%의 급여를 지급하고 최장 65세까지 정년 시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제도가 도입되며 혼다에 60세 이상의 인력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출장 일당과 가족 수당 등을 폐지해 현재 수준의 인건비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일본 최대의 패밀리레스토랑 체인인 스카이라쿠는 지난 9월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키로 했다. 노무라 증권 역시 4월부터 개인영업 담당직에 한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최장 70세까지 재고용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와공업과 산토리홀딩스 등 대기업들은 이미 지난 2013년에 정년을 65세로 올린 바 있다.

일본 기업들이 정년을 연장하는 이유는 심각한 고령화 때문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5%를 넘기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올해 80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다.

일부 기업들은 정년퇴직을 맞은 이들 중 희망자에 한해 기존 연봉의 60~70% 정도만 받고 근무일수를 줄이는 재고용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정사원에서 파트타임 계약직으로 바뀌면서 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또 기존의 업무와 다른 일을 맡는 경우도 많아 효율성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차라리 정년 자체를 끌어올려 회사에 로열티가 있는 근로자들을 오래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고령화로 인해 일본 정부가 연금 수령 시기를 높이기로 한 점도 배경이 됐다. 일본 정부는 2025년부터 국민 후생 연금 지급시기를 61세에서 65세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60세에 은퇴를 하면 연금을 받는 65세까지 5년간 무수익 상태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 각 기업들의 노조가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사측에 요구하기 이르렀다.

세이케 아츠시 게이오대학 총장은 “정년 이후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정년과 연금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일본의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고령자들의 취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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