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코스피, 스위스發 충격에 '검은 금요일'

안혜신 기자I 2015.01.16 15:20:12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 1890이 붕괴된 채 마감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 2011년 도입했던 최저환율제를 폐기한다는 소식에 환율이 급락하고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는 등 코스피는 크게 출렁였다.

16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26.01포인트(1.36%) 내린 1888.1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8일 1900선을 회복한지 7거래일만에 다시 19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악재만 가득한 시장이었다. 특히 예상도 못했던 스위스가 복병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프랑 환율 하한선을 전격 폐지하는 식으로 환율 개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날 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신호 부재 등으로 실망감이 가득했던 시장에 스위스 소식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기폭제가 됐다.

스위스는 그동안 유로화에 환율을 고정하는 정책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유로화 값이 지속적으로 하락, 스위스프랑 가치를 유지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투입되자 환율 하한선 폐지에 나선 것이다.

이번 결정은 안전자산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쏠리는 촉매제가 됐다. 시장에는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 압력이 당분간 심화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한국 외환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3원 급락한 1072원에 출발했으며, 이후 낙폭을 축소하긴 했지만 6원 하락한 1077.3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강세)

이 영향으로 수출주가 부진하면서 대형주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는 1.47% 빠지면서 중형주(0.76%), 소형주(0.58%) 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대표적인 수출주인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1.35%, 2.01%, 4.14%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 역시 또 다시 반락하면서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4.6%, 2.23달러 내린 배럴당 46.25달러를 기록했다. ICE 런던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 선물 가격도 전일대비 2.1%, 1.02센트 하락한 배럴당 47.67달러에 마감했다.

대외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특히 개장과 함께 100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은 3086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1181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만이 홀로 2858억원을 순매수 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를 합해 총 14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스위스발 충격 영향으로 금융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보험이 3.05% 빠졌고, 은행(2.38%), 증권(2.12%), 금융업(2.05%) 등이 모두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밖에 섬유의복(2.64%), 의료정밀(2.32%), 유통업(2.31%), 운수장비(1.79%)도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렸다. 시가총액 20위권 내에 상승 종목이 단 한 종목도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환율 영향으로 크게 하락한 수출주는 물론 한국전력(015760), 삼성생명(032830), SK텔레콤(017670), 삼성SDS(018260), 제일모직(028260), KB금융(105560) 등 내수주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KT&G(033780), LG(003550), 고려아연(010130), SK(003600) 정도만 강세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2억9463만8000주, 거래대금은 3조9205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5개 종목을 포함해 245개 종목이 올랐다. 59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1개였으며, 570개 종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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