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조직혁신을 위한 씽크탱크인 전경련발전위원회(가칭) 발족을 앞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경련발전위원회 출범은 막바지 작업중이나 임직원 교육과 조직개편 등 내부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경제민주화 바람속에서 기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전경련이 환골탈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임 회장, 부회장에게 듣는다’라는 임직원 대상 월례교양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일 28대 회장이었던 손길승 회장(SK텔레콤(017670)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22일에는 손병두 부회장(삼성꿈장학재단이사장)이 17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전경련 본부 직원뿐 아니라 중소기업협력센터, 한국경제연구원, 국제경영원 직원들도 함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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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전임 회장·부회장 강연을 연말까지는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조석래 효성(004800) 회장 등 다른 회장들의 참석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전경련 한 임원은 “‘차라리 해체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억울한 면도 있었지만, 우리가 국민에게 다가서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얼마 전 조직개편에서 홍보조직을 늘리고 어려운 학술지 같은 보도자료보다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제반 이슈에 대해 정확한 정보 제공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이 연임 2기에 들어서고 이승철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홍보실을 홍보본부로 격상하고, 경제교육실을 신설한 바 있다.
소통을 강화해 사회통합에 이바지하려는 전경련의 변화에 거는 기대도 있지만, 정치 상황이 녹록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만만찮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상반기 중 대기업의 불공정 납품 단가 인하 관행에 대한 전면 실태 조사를 하고, 대기업과 부품 협력업체의 전속 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 참석해 국내 선사와 한국전력공사 발전 자회사 간의 석탄 수송 계약 건을 예로 들며 대기업의 가격 후려치기를 노골적으로 비판해 재계를 긴장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공정거래위원장 같은 발언을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클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부처별로 역할이 있는데 지금은 모든 부처의 장관이 공정위원장과 똑같은 역할을 하려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