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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멈췄는데 지진은 더 커졌다…北 풍계리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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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09.18 07: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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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연구진, 17년 지진파 분석…사이언스 발표
2017년 마지막 실험 이후 지진 빈도·규모 증가
반복된 핵폭발로 암반 손상…기존 단층 재활성화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이 주변 단층을 다시 활성화해 장기간 지진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7년 마지막 핵실험 이후에도 지진이 수년간 이어졌으며, 발생 횟수와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학과 교수가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대학교)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학과 교수가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대학교)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학과 교수와 판싱리 중국 청두이공대 교수 등이 참여한 한·중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공동 제1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중국과학원과 중국지진국, 산둥대 연구진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관측한 17년간의 연속 지진파 자료를 분석했다. 핵실험장에서 약 80~200㎞ 떨어진 관측소 자료 등을 활용해 함경북도 풍계리 만탑산 주변의 지진활동 변화를 추적한 결과, 분석 기간에 발생한 국지적 지진 1399건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이전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6차 핵실험이 진행된 2017년까지 60차례가량 지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2017년 6차 핵실험이 진행되고 20일 후부터 지진활동이 본격적으로 나타났으며 2개의 북북서 방향 길이 24㎞ 단층대에 집중됐다고 부연했다.

지진 규모는 1.0∼1.3에서 시작했지만 2023∼2024년에는 규모 3대로 올라갔고, 최고 3.4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지진이 집중되는 길이 24㎞ 단층대가 한 번에 재활성화될 경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반복된 핵실험으로 만탑산의 얕은 지각에 균열과 손상이 쌓이고 주변 암반에 작용하는 힘의 분포가 달라지면서 기존 단층이 점진적으로 재활성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우리나라 지진의 발생 깊이는 통상 15㎞ 안팎이지만,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는 대부분 1㎞ 이내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한 점은 2017년 핵실험 후 지진활동이 곧바로 잦아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진은 수년간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단층을 따라 점차 뚜렷한 분포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폭발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진관측을 이어가고, 관측자료를 지속해 축적·보존하며 개별 지진을 장기적인 물리 과정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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