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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만약 그곳에서 뭔가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는 곧 곡괭이산을 타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불과 닷새 뒤 나온 CSIS 분석에서 실제로 이곳의 건설 활동이 급증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CSIS는 건설 활동만으로 우라늄 농축이나 핵무기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땅 파는 단계 지나 내부 건설로…왜 주목하나
곡괭이산은 이란의 대표적인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에서 남쪽으로 불과 2㎞ 떨어진 화강암 산악지대의 대규모 지하 터널 단지다. 이란은 2020년 나탄즈의 지상 원심분리기 조립시설이 파괴된 뒤 인근에 새로운 지하 원심분리기 조립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후 곡괭이산에 대한 정보와 접근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응하지 않았다.
CSIS가 주목한 것은 최근 공사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굴착과 부지 조성은 2024년 이후 상대적으로 잦아들었지만 올해 들어 모든 주요 도로에서 동시에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터널 출입구와 도로의 표면도 더욱 단단하게 보강됐다. 7월과 8월 촬영한 고해상도 위성사진에서도 콘크리트 포장과 출입구 강화, 굴착토 제거가 확인됐다. CSIS는 이를 지하 공간을 파내는 단계에서 실제 내부시설을 구축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했다.
문제는 지하에 무엇을 만들고 있느냐다. CSIS는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초 이란이 밝힌 원심분리기 조립시설일 수 있다. 이란이 보유한 약 440㎏의 60% 농축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추가 농축하기 위한 시설까지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는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이스파한의 핵 관련 연구·시설 일부를 지하로 옮기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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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건설 활동 급증을 곧바로 핵무기 개발이나 우라늄 농축의 증거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지난해 가을 이란이 원심분리기와 관련 부품을 곡괭이산으로 옮겼다는 정보를 미국 정보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SIS는 이번 위성영상 분석으로 이 주장을 입증할 수도, 반박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CSIS는 오히려 현재로서는 곡괭이산에서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내부 보안이 강화된 흔적이 없고 건설과 무관한 차량이나 장비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SIS는 “만약 농축시설이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이 지하시설이 농축 작업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민감하게 보는 이유는 시설이 완성된 뒤에는 제거하기가 극도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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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괭이산의 정확한 깊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공개자료에서는 지하 80~100m로 추정하지만 CSIS는 굴착토 양만으로 터널의 깊이나 내부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이런 추정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위성사진상 화강암 산 깊숙이 구축된 대규모 요새화 시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의 공격 선택지를 제한한다.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재래식 벙커버스터인 GBU-57 ‘초대형 관통폭탄’(MOP)은 약 13.6톤에 달하지만 지하 관통 능력은 약 60m로 알려져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만 투하할 수 있다.
미군은 지난해 이란 포르도 핵시설 공격 당시 MOP 12발을 투하했다. 첫 폭탄으로 구멍을 만든 뒤 같은 지점에 다시 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포르도에는 폭발 충격파가 지하시설까지 전달될 수 있는 환기구라는 구조적 약점도 있었다. 반면 곡괭이산에도 이와 비슷한 취약점이 있는지는 공개 정보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CSIS는 만약 미국이 실제 공격에 나서더라도 MOP으로 지하시설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기보다는 순항미사일로 터널 입구를 무너뜨려 시설을 일시적으로 봉쇄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곡괭이산은 이란 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의 선택지가 지닌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CSIS의 결론이다. 지하시설을 공격해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는 있지만 이란이 곳곳에 지하시설을 계속 구축한다면 반복적인 폭격만으로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SIS는 “몇 달마다 이란을 반복적으로 폭격하는 것은 불충분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란의 핵무장을 장기적으로 막으려면 검증 가능한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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