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고채 등 시장금리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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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15개월 만의 금리 동결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75%p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금리 예상치를 종합한 점도표(dot plot) 중간값은 5.6%로 기존 대비 0.5%p 올렸다. 올해 하반기에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만일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한미 금리차는 사상 최대폭인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헌승 한은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말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7월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한은의 고민도 깊어졌다. 미국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전망에 한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통상 한미 금리차가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을 비롯해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진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 “한은 금리 인상 여부…국내 성장·물가 경로에 달려”
하지만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을 제한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 시장 불안 요인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금융 시장 최대 리스크로는 부동산PF 사업, 코로나19 대출 부실 가능성, 제2금융권 연체율 증가 등이 꼽힌다. 가계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물가 상승률도 둔화세를 보이며, 소비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3.3%로 지난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한미 금리 역전폭은 175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에 달하지만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을 보면 지금은 내외 금리차와 환율 연관성이 낮아진 모습”이라며 “한은의 금리 인상 여부는 국내 성장과 물가 경로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또 연준이 점도표에 제시된 기준금리 수준까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둔화나 크레딧 위험 등 금리 인상을 통한 부작용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과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기는 등 양면적 행보를 보였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금리 동결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즉 물가를 강조하는 정책 방향이 유효하더라도 이번 동결을 통해 통화당국이 정책상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한 중단이라면 향후 추가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이를 긴축 사이클의 재개로 풀이하기보다는 긴축의 마무리를 위한 출구전략을 가동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