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은 그간 해당 정보가 기밀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며 난색을 표해왔다. 특히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자국 투자를 압박한 데 이어 기밀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자료 제출 거부라는 기존의 입장을 뒤엎고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재고, 주문, 판매 등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키로 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기업들이 정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자칫 미국 시장을 잃을 위험도 있다. 김 부회장의 메시지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도 적정 수준에서 자료 제출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미국 내 제2공장 부지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많아 아직 상황을 보고 있다”며 “인프라와 인력 등의 문제뿐 아니라 각 주 정부의 인센티브도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검토하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날짜는 정해진 게 없고 열심히 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에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하는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공장 부지로 기존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을 포함해 뉴욕주, 애리조나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가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하면서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날 김 부회장은 전자·IT의 날 기념행사 환영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미중 무역 갈등,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폭등 등 새로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전자·IT 산업이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난 60여 년 동안 축적된 위기 극복과 도전 정신,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 혁명 유전자(DNA)를 접목해 흔들리지 않는 전자 제조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