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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나도는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사고에 일부 책임이 있다면서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6초 분량의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모델3는 충돌 1초 전까지도 속도를 늦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해당 소송에서 오토파일럿이 오작동하거나 결함이 있다는 주장에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오토파일럿 때문에 아들을 잃은 말도나도 가족의 소식을 전하며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차량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충돌 사고 피해자들은 오토파일럿이 사람을 죽인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간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관련 충돌 사고가 꾸준히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재 테슬라 오토파일럿 관련 24건의 충돌 사고에 대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NHTSA는 2016년 이후 발생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관련 8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한 3명의 운전자 중 2명은 오토파일럿이 도로 위에서 속도 제어에 실패한 탓에, 나머지 1명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해 각각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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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해당 기술이 완성되려면 수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울러 미 소비자 보호단체 등은 테슬라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오토파일럿이나 FSD 같은 용어가 운전자들을 오도해 실제 기능보다 훨씬 더 안전한 것처럼 인식하도록 만든다고 비판한다. 명칭 자체가 차량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져 마치 운전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토파일럿은 운행과 차선 변경을 보조해주는 시스템에 불과하다. 여기에 자동 주차와 목적지 경로 설정, 고속도로 진·출입, 시내 도로에서 교통신호등 인식 기능 등을 포함한 경우를 FSD라고 일컫는다. NYT는 “오토파일럿은 운전자를 지원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나 카메라, 센서 등과 같은 제품 군일 뿐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들은 테슬라 주장과 달리 오토파일럿 때문에 운전자가 더욱 산만해진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미 텍사스주 휴스턴 북부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나무와 충돌해 남성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당시 모델S는 고속도로 주행중 휘어진 길에서 속도 제어에 실패했고, 충돌 직후 불길에 휩싸였다. 이후 조수석에서 1명, 뒷좌석에서 1명이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운전자 없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놓은 채 주행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고 이후 미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직접 실험해 테슬라 차량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도 오토파일럿 기능을 ‘쉽게 속여’ 스스로 주행토록 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매체는 “운전석에 무거운 것을 두고 안전 벨트를 채우거나 스티어링휠 경고음을 울리지 않게 하는 불법 장치를 장착해 운전석에 사람이 앉은 것으로 차량이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NYT도 “테슬라 추종자 및 옹호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도 운전석에 앉지 않고 있다거나,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책을 읽거나 졸고있는 동영상이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의 과장 광고는 다른 국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독일 뮌헨 고등법원은 지난해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허위 광고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소비자에게 기대감을 만드는데 이는 실제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오토파일럿은 사람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독일 법원 판결 직후 트위터에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항공에서 사용되는 것을 따와 문학적으로 이름지었다. 아우토반(Autobahn)은 어떤가”라며 반박했다. 앞서 그는 관련 사고가 보도되기 전에 자체 사고 조사 자료를 인용하며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한 테슬라 차량의 사고율은 평균적인 차량보다 10분의 1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