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서울대공원이 24일 오전 발생한 시베리아 호랑이의 사육사 심모(52)씨 습격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미비 등 동물원의 잘못을 시인하고 향후 동물원 전반에 걸쳐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로 시민과 사육사 가족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공원장은 사고원인에 대해 “사고 전날까지 호랑이의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현재 호랑이가 왜 사육사를 물었는지 파악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호랑이와 사자 등 맹수들을 관리할 때 사육사가 2인1조로 들어가야 한다는 규정에 관해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는 다친 심 사육사만 있었다”며 “그 부분에는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고 답했다.
안 대공원장은 내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호랑이숲 대신 여우사에 호랑이를 가뒀지만 그에 따른 안전조치가 미흡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사고 당시 호랑이는 여우사 출입구와 근접해 있었으며 호랑이와 여우사 전사장 출입문 사이에는 높이 1.4미터 짜리 펜스만 있어 자칫하면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뛰어나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안 대공원장은 사고를 당한 사육사 심씨가 맹수 사육에 관해 직무교육을 받았냐는 질문에 “맹수 관리에 대한 메뉴얼이 따로 없는 상태”라며 “이전에 맹수를 담당했던 사육사에게 노하우를 전달 받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서울대공원은 이번 사고에 따른 안전조치로 11월 말까지 전 동물사를 대상으로 출입문 시건장치, 안전시절의 적정여부, 포획장비 비치 및 작동여부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사고를 일으킨 시베리아 수컷 오랑이 로스토프(3)의 처리는 국내외 사례를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공원의 사육사 심모씨는 24일 오전 호랑이가 있는 여우사에 들어갔다가 목이 물린 사고를 당했다. 심씨는 이후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현재까지 의식이 불명인 상태다.
서울대공원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사고 당시 목격자가 없고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당장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경찰 조사에서 원인은 밝혀지겠지만, 일부 관리상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