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11호인 부광약품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는 발매 직후 연간 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돈 되는 국산신약’ 시대를 여는 듯 했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사의 우수 약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지난해 생산실적은 61억원에 불과하다.
국내업체들이 지난 20년간 19개의 신약을 배출하면서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시장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신약 19개의 총 생산실적은 856억원으로 전년대비 4.0% 늘었다. 국산신약의 생산 규모는 생산실적 1위를 기록한 베르나바이오텍의 백신 ‘퀸박셈’의 1834억원보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케미칼의 ‘선플라주’, 동화약품의 ‘밀리칸’, 구주제약의 ‘아피톡신’, CJ제일제당의 ‘슈도박신’,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등 5개 품목은 작년 생산실적이 0원이었다. 주로 신약개발 초창기에 등장한 제품으로 시장성이 낮아 사실상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된 셈이다. 이중 슈도박신과 밀리칸은 해당 업체가 시판허가를 취소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장 철수를 선언한 상태다.
국산신약 중 작년 생산실적이 100억원을 넘는 제품은 2개에 불과했다. 보령제약(003850)이 지난 2010년 허가받은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가장 많은 253억원의 생산실적을 올렸다. 토종발기부전치료제인 동아에스티(170900)의 ‘자이데나’는 183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며 국산신약의 체면을 지켰다.
발매 당시 ‘돈 되는 신약’으로 각광을 받았던 유한양행의 위장약 ‘레바넥스’, 부광약품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 SK케미칼의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 등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많게는 수십개의 경쟁 약물이 포진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해 처방 현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일양약품(007570)의 위궤양약 ‘놀텍’과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 등은 생산실적이 2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전년대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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