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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또 대주주 리스크란 말인가`

이성재 기자I 2009.12.30 16:30:25

금호그룹, 대우건설 인수 후폭풍 `혼란`
"혼신 다해 법정관리 탈피하고 새 주인 찾은게 2년도 안됐는데.." 허탈

[이데일리 이성재 안준형기자] "우린 누구에게 보상받나요. 주인없이 떠돈 시절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이러한 시련이···"

대한통운(000120)이 또 다시 대주주 리스크로 어수선하다. 모그룹인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후폭풍으로 주요 계열사 워크아웃이란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에선 금호그룹이 살려면 돈되는 대한통운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호그룹에 인수된 지 2년도 안됐다.


30일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통운 본사빌딩 앞에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이들은 "업계 선두 기업이란 위치를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데, 또 다시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그룹의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기다리고 있다"며 애써 마음을 추스리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산업은행과 그룹이 "대한통운 매각이 구조조정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그룹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불확실하다.
 
그동안 대한통운이 걸어온 길은 한마디로 `대주주 리스크로 인한 기구한 역사`다. 
 
1930년 국내 최초의 공영 물류업체로 설립됐다가 1968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동아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1983년 대주주인 동아건설과 함께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면서 대한통운의 시련은 시작된다. 동아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지급보증으로 얽힌 대한통운도 법정관리 신세가 된다. 리비아정부가 대한통운에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금 13억달러를 요구하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법정관리 기간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했고, 7년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며 금호그룹에 인수된다.
 
금호의 대한통운 인수는 회사나 외부의 기대를 불러왔다. 항공·타이어·건설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분석때문이다.
 
실제로 금호그룹이 인수하기 전 대한통운의 매출은 2006년 1조1703억 원, 2007년 1조 2669억원이다. 지난해 4월 금호그룹에 인수된 뒤 그 해 1조8283억원의 매출을 냈고, 올해 3분기까지 매출만도 인수전 1년 매출에 맞먹는 성과를 냈다. 흑자경영 기조도 안정되면서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 902억원의 사상최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도 자부심도 또 다시 흔들리게 됐다. 회사 경영과 무관하게 벌어진 일이다.
 
그동안 대한통운은 그룹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를 지원했고, 광주고속터미널 금호리조트 금호렌터카 등을 인수하며 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지금은 또 다시 다른 대주주를 찾아 매물로 나와야 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현실앞에 놓였다. 가뜩이나 이런저런 문제로 전·현직 CEO들이 잇따라 구속되며 어수선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통운의 지분은 아시아나항공 23.95%, 대우건설 23.95%, 금호피앤비화학 1.46%, 금호개발상사 0.12% 등 49.48%가 금호계열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주주 리스크로 굴곡의 길을 걸어온 대한통운, 또 어떤 길을 걷게될 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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