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세계 41개 도시 국사 인프라 흡수…해외영업 날개 달았다(종합)

노재웅 기자I 2021.09.09 13:37:00

기업 해외망 구축 전문기업 ‘엡실론’ 1700억에 인수
20개국 41개 도시에 260개 국사 보유한 회사
엡실론 보유 인프라로 해외기업 영업에 탄력 전망
AI·빅데이터·로봇 접목한 통합솔루션 판매도 가능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엡실론 SPA 체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KT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KT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분기국사(통신국 원거리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해 원격가입자장치 등을 설치하는 무인·중계국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 전용망 구축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엡실론 인수로 확보한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 내 글로벌 유수 기업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그동안 고도화한 각종 디지털전환(DX) 솔루션의 해외 판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엡실론의 해외 거점 활용해 영업 추진

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쿠옥(Kuok)그룹이 보유한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엡실론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최대주주는 KT로 엡실론의 경영권을 가지게 되며, 세부적인 지분 규모는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2003년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분기국사(PoP)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망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떨어져 있는 본사와 지사 간에 인트라넷을 다이렉트로 연결해주고, 이에 필요한 국제전용회선부터 소프트웨어, 유지보수까지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 3개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주요 사업 거점은 사업장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 미국, 불가리아, 홍콩이다. 엡실론의 지난해 매출은 590억원 수준이다.

KT는 “엡실론의 사업모델은 ‘글로벌데이터’ 산업에 속한다. 글로벌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T는 엡실론 인수를 통해 그동안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일부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전개했던 기업 해외망 구축 서비스의 영업 네트워크를 세계 전 권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KT 관계자는 “세계적인 글로벌데이터 인프라를 갖춘 엡실론 인수로 새로운 고객을 대거 확보하게 됐다는 게 핵심”이라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자 희망하는 해외기업에 영업을 시도할 수 있고, 반대로 해외 주요 거점에 KT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와 로봇(AI호텔· 서빙로봇), 빅데이터 등 DX 솔루션을 접목해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현모 대표 취임 후 첫 해외투자

이번 엡실론에 대한 투자는 구현모 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첫 번째 해외투자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구현모 대표는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로봇·미디어·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약 8107억원을 투자했다.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분야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10%를 500억원에 확보한 것과 뱅크샐러드 및 웹케시 그룹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케이뱅크, BC카드와 함께 금융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번 엡실론 인수 또한 단순히 엡실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Bolt-on M&A)을 지속해서 추진해 아시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로 도약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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