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자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유럽 승인을 받음에 따라 항체의약품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제 램시마의 판매 성적에 따라 그간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셀트리온의 실적 논란도 머지않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8일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유럽의약품청(EMA) 제품 허가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유럽 30개국에 대해 별도의 허가승인 절차없이 행정적인 절차만으로 램시마를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는 국내 기업 최초로 연간 50조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게 됨에 따라 제약업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램시마는 효능은 동등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막대한 의료재정 부담에 지친 전세계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며 “그동안 항체의약품의 혜택을 받지 못한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관건은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약 5000억원 규모로 쌓여있는 재고 처리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까 하는 점이다. 회사 측은 현재 빠르게 판매처를 확대 중이고 이번 허가에 따라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자가 누적되는 시점이 되면 현재의 재고는 머지않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에서의 판매 통로는 이원화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호스피라를 통한 판매와 셀트리온 자체 판매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허가에 따라 특허로부터 자유로운 국가에서는 즉시 판매가 가능해졌고, 나머지 국가에서는 행정적 절차를 거쳐 2~3개월 뒤부터 판매할 수 있다.
유럽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회사 측은 내년에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일본 시장마저 열리면 매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가 자가 투여를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램시마는 직접 병원에 가서 주사를 통해 주입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판매 확대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측은 램시마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판매에 대해서는 자신있다는 태도다. 기존 오리지널 제품이 확보하고 있는 시장에서 나아가 저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도 새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김형기 수석부사장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브릭스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항체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정진 회장의 지분 매각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서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램시마의 유럽 승인 후 다국적 제약사로 지분 매각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김형기 수석부사장은 “이미 발표한 사항에서 지금까지 변동된 사항은 없다”며 “한국 바이오제약 사업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