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은행주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은행주 비중을 늘려갈 때냐, 오히려 줄여야 할 때냐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치열하게 엇갈리고 있다.
은행주에 대한 각종 규제강화 등을 감안하면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과, 규제가 강화돼도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도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려는 시각과, 1분기가 정점이라는 점에 주목하려는 시각이 팽팽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30일 `신용카드 시장 건전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신용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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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은행 펀더멘털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기준 변경이 최저적립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요적립액이 IFRS상 대손준비금의 영역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손익 영향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은행주에 미치는 실제 영향 역시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손준비금의 경우 이익잉여금 계정에 포함되는 항목이기 때문에 순이익 규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17일 `저축은행 경영 건전화를 위한 감독강화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신용카드 건전성 강화방안`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추가적인 규제가 발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규모 경쟁을 자제하고 철저하게 건전성 관리 중심으로 정책을 펴고 있어 `규제`라는 영향 변수가 강화되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될 경우 대출 성장률, 대손비용률 등 은행의 펀더멘털 영향 변수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설전도 뜨겁다. KTB투자증권은 "순이자마진 소폭 개선, 대출자산 증가세 전환 등 양호한 탑라인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건설 매각익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분기별 이익은 당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경상적 이익기준으로 1분기 이익이 2011년 실적의 정점이 될 전망"이라며 "은행주의 비중이 높다면 1분기 양호한 실적발표를 전후로 은행주 주가 상승시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의 추가상승이 기대되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을 전망인데다, 부동산 PF 중심의 부실채권을 매각, 상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NIM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2분기는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시기인데 저축은행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지면서 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 PF까지 매물화될 수 있어 대출채권 매각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규제`와 `실적`이라는 두가지 이슈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팽팽히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탓이다. 규제의 경우 현 단계까지의 규제는 은행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은행주의 펀더멘털에 부담이 되는 것이다. 실적 역시 1분기 실적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2분기 이후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따른 대출채권 매각손실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은행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이끌어낸 것이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건설사의 부도, 저축은행 부실화 등 은행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데다 정부규제도 수시로 발표되고 있어 판단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단기 트레이딩만이 정답일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