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춘동기자] SK텔레콤(17670)이 10일 대대적인 행사를 갖고 출범시킨 휴대폰결제 서비스 `모네타`의 활성화 여부에 이동통신과 신용카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T의 `모네타`서비스는 신용카드 기능이 장착된 IC칩을 휴대폰에 장착,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으로 각종 서비스나 물품구매의 대금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 휴대폰에 결제기능을 장착시켜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한편 `무주공산`의 스마트카드 시장에도 진입하겠다는 것으로 통신/금융 융합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SK텔레콤의 `금융 인에이블러` 전략과 맞닿아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주요 상권에 결제단말기를 3만대 이상 보급해 인프라를 확보하는 한편 내년에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단말기의 75%까지 커버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향후 휴대폰결제 사업 등을 통해 국내 무선인터넷 성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 메이저 카드사 참여 변수
우선 메이저 신용카드사들의 참여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그 동안 수수료 및 주도권 문제로 신용카드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이는 아직까지 숙제로 남아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일단 외환, 우리카드와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지만 이들 참여 카드사들과도 아직 수수료 협상을 완전히 타결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측은 "최근 신용카드사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기존 1.2%에서 1~1.2%까지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인프라 투자비용을 만회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수수료는 필요하며, 현재 메이저 신용카드사를 포함해 몇 개사와 참여 협의를 진행중이어서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메이저 카드사들은 일단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2%대의 수수료율을 기록하고 있는 기존 현금결제서비스 부문에서도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에서 출혈을 감수하고 `모네타` 서비스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하지만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무리수를 두지 않는 범위에서 참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우려해 SK텔레콤이 추진해온 독자 신용카드 사업의 경우 전북은행 카드인수가 불발로 끝나면서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 KTF `적과의 동침`도 필요
KTF와 `적대적 공존`을 위한 조율도 필요하다.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카드 사업 전개를 선언하고 독자행보를 걷고 있는 KTF와 표준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도모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KTF와의 경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협의를 진행중인 결제 표준화 논의가 합의점을 찾아야 전체적인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SKT의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한 반면 KTF와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표준화와 관련 원론적인 부문에서는 합의했지만, 인프라 투자비용 분배 및 제휴사 관리 등 몇 가지 핵심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표준화 논의가 더디게 진행될 경우 실제 투자집행이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SK텔레콤은 인프라 투자를 위해 500억원의 투자비를 책정하고 있지만 독자행보를 통해 내년 40만대의 단말기 설치와 350만명의 가입자 유치 목표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15만대의 모네타 폰을 보급하겠다는 SK텔레콤의 계획도 영업정지 기간을 감안하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최대 통신그룹인 KT와의 경쟁도 넘어야 할 고개중 하나다. KT도 KTF 등 그룹사를 포함해 국민·LG·BC 등 메이저카드사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스마트카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유무선 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등의 광범위한 가입자 인프라를 기반으로 내년 500만장, 2006년까지 3천만장의 스마트카드를 발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SK텔레콤과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