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역대 최대' 국방비 승인…내년 전체 예산의 3분의 1

방성훈 기자I 2024.12.03 10:59:07

러, 내년 국방비 176조원 책정 ''역대 최고액''
작년보다 39조원 늘려…전체 정부 지출의 33%
물가 치솟고 인력난 시달려 경제에 부담
우크라는 서방 지원 덕에 버텨…트럼프가 변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비가 책정된 예산안을 승인했다고 CNN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부 재정이 메말라가는 와중에도 내년 예산에 17조원이 넘는 국방비를 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의회가 승인한 2025년 예산안에 최종 서명했다. 내년 예산안엔 국방비가 13조 5000억루블(약 176조 1750억원)로 책정됐다. 이는 전체 정부 지출의 32.5%,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역대 최고액이다.

종전 최고치였던 올해 국방비는 전체 예산의 28.3%였다. 또 내년 국방비는 올해보다 무려 3조루블(약 39조 1500억원)이나 많다. 다만 내년 국방비를 대폭 늘린 만큼 2026년과 2027년 군사 지출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내다봤다.

러시아는 지난 2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해 정부 재정이 고갈되고 있으며, 경제와 국민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에 직면했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20여년 만에 최고치인 21%까지 끌어올리고, 이달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했다. 당시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8.8%로 예상했는데, 이는 러시아 경제의 건전한 성장에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상승률의 2배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역시 정부 재정이 고갈된 건 마찬가지지만 러시아와는 상황이 다르다. 전쟁 초기 러시아보다 탄약, 무기, 병력 측면에서 열세를 보였고 현재도 여전히 불리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실례로 러시아는 북한의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력 및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꾸준히 지원해준 덕분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년 동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았다.

이날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직접 키이우를 방문해 6억 5000만유로(약 9572억원)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이 패키지에는 신규 군사장비도 포함됐다. 숄츠 총리는 내년에 미국산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포함한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도 미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인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24시간 이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CNN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갈등으로, 느리면서 끊임없이 치러지는 소모전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자원을 서서히 고갈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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