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수렴된다. 이들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특화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점과 후불결제 서비스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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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금융·비금융 데이터 접목 → 카드사 데이터
카드사들은 방대하면서도 정교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가입·이용자의 성별, 사는 지역은 물론 구매 시점과 장소와 채널, 품목까지 파악할 수 있다. 상당수 온라인 결제에도 카드사들이 연결돼 있어 가입자들의 온오프라인 소비 성향까지 분석된다.
이는 사용자들에 대한 타깃 광고로 연결될 수 있다. 미래 소비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온라인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광고하는 식이다.
신용데이터를 결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도 개발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이미 마이크레딧(My Credit)이란 이름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신한은행과 같은 1금융권 은행들과 연계돼 대출자들의 신용도를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다.
가맹점의 매출 현황이나 업종의 성장성 등도 분석 가능하다. 통신이나 교통 등 다른 데이터와 결합되면 상권 분석 데이터로 더 없이 유용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카드사들은 오프라인 상점 개업을 준비 중인 자영업자나 가맹점 확장을 고민 중인 프랜차이즈 본사 등에 종합적인 컨설팅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데이터가 많다고 하나 온라인에 편중된 온라인 기반 빅테크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까닭에 8개 전업 카드사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중 5개사(신한·국민·우리·현대·비씨카드)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현재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사업인 ‘마이크레딧’을 출범했다. SK텔레콤과 GS리테일 등과 데이터 결합 업무를 체결하는 등 타 산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카드의 활동은 특히 데이터거래소에서 두드러진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지난해 5월 출범한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익명처리된 비식별 데이터가 거래되는데 이곳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하는 기업 중 하나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가공 데이터 일부는 유료로까지 판매됐다.
KB국민카드는 자산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KB금융 통합 플랫폼 ‘리브 메이트’를 한 단계 개선해 ‘리브메이트 3.0’을 출범시켰다.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타 업종과 협력관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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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사업 영역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카드사들
카드사들의 전통 매출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결제 수수료, 두번째는 카드론, 현금서비스와 같은 단기대출이다. 최근 들어 두 사업 분야의 미래 성장성이 어두워지고 있다.
결제 수수료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8%, 연매출 3억원 이상 5억원 이하는 1.3%, 연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1.4%를 적용받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3년에 한 번씩 이뤄져왔는데 그 때가 올해다. 최근 국회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는 안에 대해서 논의되고 있다. 올해도 수수료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수수료율도 바닥에 가깝다”면서 “2019년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되면서 카드사들의 이익은 급격한 감소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당시 카드사들의 수수료는 구간별로 최대 0.65%포인트에서에서 최저 0.22%포인트가 떨어졌다. 원래 수수료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 올 하반기에는 법정최고금리마저 인하(24%→20%)된다. 카드사들의 주된 수입원인 단기대출 이자 수익의 감소를 뜻한다.
카드 업계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가 19%인 상황에서 각 카드사마다 현금서비스 대출 자산의 40~50%가 금리 20%를 상회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보면 각 사마다 200억~400억원 정도 이자수익 감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앞세운 핀테크사들의 공세로 카드사들의 사업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까지 시장 범위를 넓히고 있다. 30만원 이내 후불결제도 가능해지면서 이들의 경쟁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후불결제는 카드사들이 가진 고유의 시장이었다. 금융위원회가 후불결제를 핀테크사들에게도 허용하면서 카드사들의 독점 시장이 무너진 것이다.
◇‘데이터 나누자’ PLCC카드에 높아진 관심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역점을 두고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PLCC카드다. 특정 기업과 일대일 제휴를 하고 특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사와 제휴사가 한 배를 탄 파트너가 돼 공동으로 마케팅을 한다. 예컨대 배민-현대카드는 배달의민족 플랫폼 사용자 중 현대카드 가입자에 특화됐다. 할인포인트를 5%를 주는 등 파격 혜택을 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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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PLCC에 집중하는 것은 ‘이용자의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수익 이전에 협업사와의 방대한 데이터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 시장 분석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에 있어 마이데이터는 필수가 됐다”면서 “삼성카드와 하나카드 등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