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26th SRE][INDUSTRY]한국경제 투톱 자동차·전기전자, 희비 엇갈려

오희나 기자I 2017.11.28 12:07:34

자동차, 업황 악화 예상 1위…전기전자는 개선 기대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의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자동차 업종에는 ‘경고등’이 켜졌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에서는 해운과 조선이 사라진 크레딧 시장에서 다음 뇌관으로 작용할 산업이 자동차 업종이라고 지목했다.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고속가도를 달리던 현대기아차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자동차업종 전반으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 수익성 악화에 위기감 고조..자동차 업종 ‘뇌관’ 될수도

26회 SRE에서는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에 유효응답자 158명 중 53.8%인 85명이 자동차업종을 꼽았다.

자동차업종은 지난 25회 46표(30.5%)를 받아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 3위에 올랐다. 24회 32표(20.0%)를 받아 4위에서 점차 순위가 높아지더니 이번에는 1위에 올랐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그룹에서 34표(53.1%)를 받아 절반 이상이 몰리면서 우려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자동차업종의 위기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의 실적 부진에서 시작됐다. 내수시장에서의 지배력이 과거보다 약해지고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수요 둔화와 판매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추세다.

◇규제·최저임금 인상 우려..신용카드·캐피탈·유통 ‘잿빛’

건설업종은 40.5%인 64명이 1년내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2위로 꼽았다. 지난 25회에서도 2위에 오르면서 언제든 리스크가 불거질 업종이라는 인식이 높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지만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재차 불거졌다.

신용카드는 19.0%인 30명이 1년내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회 이후 5위 안에서 사라졌던 신용카드는 이번 26회에서 갑자기 부상했다. 지난 25회에서 7명(4.60%) 만이 신용카드의 업황 우려를 했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신용카드 업황 우려는 신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수료 인하 등 정책 이슈가 부각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롯데카드의 매각 이슈가 부상하면서 리스크 요인이 불거졌다.

유통업종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정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4위에 올랐다. 27명(17.1%)이 향후 1년내 업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금 흐름이 꾸준하기 때문에 나빠질 것이 없어 보이던 유통업종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처음으로 5위권으로 들어왔다.

캐피탈 업종 또한 정부 규제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악화가 예상되는 업종 공동 4위에 올랐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민자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19표(12.0%)를 받으면서 6위를 기록했고, 조선·해운은 수주환경이나 마진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각 11표(7.0%), 8표(5.1%)를 받으며 7위와 8위에 뽑혔다.

특히 한진해운이 사라지고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해결국면에 들어서면서 SRE 단골업종이던 조선과 해운이 처음으로 5위권안에서 사라졌다. 한 SRE자문위원은 “신용카드와 캐피탈은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로 인해 업황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유통업종은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 등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4차산업혁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어 업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

전기전자 업종은 향후 1년간 업황 개선이 가장 기대되는 산업으로 꼽혔다. 유효응답자 158명 중 66표(41.8%)를 받으면서 25회에 이어 연이어 1위에 올랐다. 23회만 해도 3위, 24회 4위에 머물렀지만 25회에서는 74표(49.00%)를 받으며 절반에 가까운 표가 몰리기도 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들이 전기전자를 개선업종 1위로 꼽은 비중은 각각 37.5%, 44.7%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인해 전기전자 업종이 슈퍼 사이클을 탈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회사채 업무 비중이 61% 이상으로 높은 응답자 가운데서도 은행(32%) 다음으로 전기전자 업종(31%)을 향후 1년내 업황이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았다.

이번 26회 업황 개선 기대 산업에는 지난 25회 당시 5위권안에 들었던 업종이 그대로 올라왔다.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는 업종들이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은행업종은 40표(25.3%)가 나오면서 2위에 올랐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선 데다 국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는 내년에 두차례 정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은행업종은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업종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과 정유업종은 각각 36표(22.8%), 35표(22.2%)가 나오면서 3, 4위에 올랐고 증권업종은 20표(12.7%)가 나오면서 5위를 차지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원유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감축이 연장되면서 호황이 이어질거라는 예상이다. 증권업종은 올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지수 모두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민자발전(18표, 11.4%)과 철강(18표, 11.4%), 해운(16표, 10.1%)·조선(14표, 8.9%) 산업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전망에 업황개선 업종으로도 꼽혔다.

한 SRE 자문위원은 “장기적인 성장 방향성에 확신이 없는데다 정책 이슈까지 부각되는 업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과거 조선·해운 업종의 위기처럼 위태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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