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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개미'마저…불장으로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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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I 2026.05.28 07:03:05

[돈줄 마르는 BBB급 기업]④
주식으로 눈 돌린 개미들…장외 순매수 7400억 급감
유일한 소화처 막힌 BBB급 비우량 회사채 ‘사면초가’
구조적 머니무브 vs 수급 밸런스 붕괴 시각차도 존재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랠리를 이어가면서 ‘채권 개미’들이 주식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우량채조차 수요가 빠듯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의 수요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BBB급 비우량 회사채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장외채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약 1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2조2800억원) 대비 무려 32.5%(7400억원) 급감한 수치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반면 주식 시장으로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6일 기준 124조5769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보통 주가가 오를 때 늘어나며 상승장을 기대하는 자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도 5월 3주 차 기준 95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0%나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도 8000선을 넘어서자 채권개미들도 줄줄이 증시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증시가 반등할 때마다 개인들의 채권 매도세가 짙어지며, 특히 리스크가 있는 비우량채 장내 시장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워낙 위축되다 보니 비우량채의 경우 높은 금리 메리트를 앞세워도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채권 개미들의 이탈은 BBB급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규정상 BBB급 이하 회사채를 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비우량채는 증권사가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전액 인수한 뒤 개인투자자에게 재매각(셀다운)하는 방식으로 간신히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

문제는 최종 소비처인 개인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이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에게 물량을 넘기지 못해 미매각 리스크를 떠안게 된 증권사들이 아예 수요예측 참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면서, 비우량채의 자금 조달 창구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BBB급 채권의 위기를 단순한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탈만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채권 시장 내부의 구조적인 양극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며 머니무브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수신자금 이탈 규모가 시장을 뒤흔들 만큼 크지는 않다”며 “채권에 대한 절대적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수급 밸런스가 붕괴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 채권 시장에서 유의미한 자금 유출이 일어난 시기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초 사이였다”며 “증시가 단기 급등했던 최근 2~3월 장세에 머니무브 프레임이 다소 과도하게 덧씌워진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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