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바클레이즈, 2000명 감원 추진…글로벌 은행들 구조조정 칼바람

김겨레 기자I 2023.11.24 15:38:28

바클레이즈, 1.6조원 규모 비용절감 위해 감원 검토
실적 악화에 주가 11% 하락…허리띠 졸라매는 은행들
시티도 7000명 해고, 모건스탠리·BofA 일자리 2% 축소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최대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1년 이상 이어진 글로벌 긴축 국면으로 돈줄이 마르면서 바클레이즈 외에도 글로벌 은행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클레이즈 경영진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1500~2000명의 일자리를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구조조정 대상은 그룹 지원 부서(백오피스)를 포괄하는 바클레이즈 이그젝션서비스(BX)다. BX는 영국 소매금융과 글로벌 IB 업무 통합을 위해 2017년 신설됐다.

이번 감원은 그룹에서 시행 중인 최대 10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계획의 일환이다. 이는 연간 은행 운영 비용의 약 7%에 해당한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몇 년 동안 소매금융과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일자리와 직원 보너스 삭감 등을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해왔다.

바클레이즈는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인력을 새로 뽑으면서 사세 확장을 시도했고, BX의 직원 수는 2017년 말 2만명에서 2022년 말 2만2300명으로 늘어났다. 바클레이즈 전체 직원의 4분의 1 이상 규모다. 하지만 같은 기간 BX의 인건비 지출도 18억파운드(약 2조9000억원)에서 20억파운드(약 3조2000억원)로 증가했다. BX의 한 직원은 로이터에 “BX 내 여러 팀의 관리자들은 올해 예산을 동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내년에도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 결정은 내년 2월 투자 설명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바클레이즈는 3분기 순이익이 12억7000만파운드(약 2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으며, 4분기 순이자 마진에 대한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또 결제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 매각 또는 축소를 위해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바클레이즈 주가는 올 들어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도이치방크의 주가가 보합세였고 HSBC 주가가 37%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흐름이다.

한편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 전환 및 인플레이션으로 치솟은 비용, 경기침체 심화 우려 등으로 바클레이즈 외에 다른 글로벌 은행들도 잇따라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 자산 규모 3위 은행인 시티그룹은 올 들어 7000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고위 관리직 300명을 추가로 감원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전체 일자리의 2%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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