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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블랙리스트 결과 발표 당연…여야 진영논리 볼 것 아냐”

김미경 기자I 2022.02.17 13:30:57

17일 문체부, 5년간 제도개선 성과 발표
일각 대선 개입 지적엔 “그런 의도 없어”
문정부 임기말 반드시 거쳐야 할 업무
박근혜 정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과
예술인 지위 보장 등 제도 개선 공고화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5년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면서 “정치권 여야 모두 같이 노력해온 공통의 성과”라며 대선을 의도한 언론 브리핑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지난 15일 20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에서 정부가 전임 박근혜 정권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성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위한 제도 개선 성과와 과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황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이 자리는 특정 예술인을 배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국가, 정부 차원에서 반성하고 다짐하는 자리”라면서 “여야 진영 논리로 볼 것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이 발표가 정치권 특정 정당이나 세력에게 유리하거나 불이익을 받는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문 정부에서 약속한 사건을 마무리하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자리로 정치 상황 때문에 일정을 고려하거나 시기를 늦출 사안이 아니다. 주무 장관이 마무리하고 발표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일각의 논란에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100대 국정과제 1호인 적폐청산의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운 만큼 5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그간의 성과와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업무 진행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는 것이다.

문체부가 미리 배포하는 주간 장관 일정에도 이번 발표 계획은 없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는 “재차 언급했지만 갑작스럽게 계획된 게 아니다. 오히려 늦은 것으로 봐야 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3월 백서 발간을 앞둔 시점에서 이미 계획된 사안”이라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한다는 확정이 늦어지면서 연기가 된 것으로 정치 일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황 장관은 이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면서 향후 제도 정착과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2월 현재 85개 세부과제 중 62개(72.9%) 과제는 이행을 완료했고, 13개는 추진 중이며, 10개는 지속 검토 중이다. 70% 이상 과제를 완료한 건 그간 문체부와 예술계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변화된 예술 행정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후속 조치를 책임 있게 수행하고, 예술계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사찰·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낳았다.

정부는 2017년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문체부는 그동안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해 민관이 함께하는 제도개선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 제도 개선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2018년 5월 신뢰 회복과 사람 중심의 ‘새 예술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2021년 3월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율운영 보장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예술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예술인 피해 신고 상담 창구 운영과 피해 예방 지원,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도입, ‘예술인권리보장법’도 제정했다. 문체부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실효성 있는 제도로 안착하도록 오는 9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하고, 예술인 권리보장 전담 조직 설치 및 예산 확보에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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