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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 지출액 석 달째 1조원 넘겨…서비스업 일자리 회복 조짐

최정훈 기자I 2021.05.10 12:00:00

고용부,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발표
구직급여 지출액 석 달째 1조원↑…수혜자 73만명 역대 두 번째
정부 “감안해서 예산 편성…하반기 쯤 1조원 아래 지출 기대”
수출·백신 영향으로 제조업·서비스업 회복세 지속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과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 등의 종료로 연초 구직급여 신청자가 폭증하면서 구직급여 지출액이 석 달째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수출 증가세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으로 제조·서비스업에서 고용 회복세를 유지했다.

지난달14일 서울시내 한 고용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석 달째 실업급여 1조원 지출…“예산 범위 내 소화 가능”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73만 9000명으로 전체 수혜금액은 1조 1580억원에 달했다. 구직급여 수혜자에게 구직급여 1회가 지급될 때 수혜금액인 지급 건수 당 수혜금액은 약 140만원이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 11월 60만6000명 수준이던 수혜자는 지난해 말부터 구직급여 신청자 수가 폭증하면서 같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월 69만 9000명까지 늘어난 뒤 한 달 만에 6만명이 또 늘었다. 지급액도 지난 2월 1조 149억원에 도달하며 지난해 9월(1조 1663억원)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1조원을 넘겼고, 3월(1조 1790억원)에 이어 세 달 연속으로 1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정부 공공일자리 사업 등이 연말을 기점으로 계약이 종료된 일자리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지난 1월 21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취득자도 정부 일자리 정책 등의 영향으로 29세 이하의 젊은 층과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대폭 늘었다.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전년 동월 대비 13만 4000명이 늘었고 이 중 20대가 5만명, 60대 이상이 2만 5000명이었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1조원 계속 넘고 있는 구직급여 지출액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신청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시행 중인 보장성 강화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보장성 강화는 어려운 시기에 구직급여 통해서 생계 안정 도모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제도 개선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직급여 지출액이 1조원대를 유지하면서 고용보험 기금이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실업급여 지출소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산도 감안해서 편성했기 때문에 현재 추이 정도면 예산 범위 내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초 구직급여 신청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어서 지급 기간이 끝나고 하반기에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수출·백신 영향으로 제조업·서비스업 회복세 지속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19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2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증가폭(16만 9000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가장 컸던 11월(39만 4000명)보다도 많다.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개선된 이유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이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제조업 가입자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4달 연속으로 늘어나 총 358만 4000명이었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도 973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만명이 늘어났다.

제조업은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의 영향이 반영됐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간편조리식 등의 소비가 증가로 식료품점업이, 진단키드, 의료기기, 방역용품과 마스크 등의 소비와 수출 증가로 섬유·의약품업 등의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서비스업은 백신접종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고용 충격이 가장 컸던 숙박·음식점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여행, 숙박, 외식, 여가 등과 관련한 활동이 증가하면서 호텔, 한식음식점, 구내식당 등을 중심으로 가입자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다만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으로 발생한 고용충격의 기저효과도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4월 노동시장 상황은 생산, 내수, 수출 개선과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노동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인 방역상황이 여전히 엄중한 만큼, 긴장감을 갖고 고용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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