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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주식회사가 하는 공공배달앱에 이어 서울디지털재단이 하는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본격화된다. 서울시 산하 사업소였던 tbs도 올해부터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인 미디어재단 TBS로 바뀌었으니, 지자체 산하기관이 ‘배달앱’, ‘통신’, ‘방송’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민간과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특히 서울시는 직접 공공와이파이 사업 ‘까치온’을 하려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통신사업(타인통신매개)을 할 수 없다’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불법 논란이 일자, 지난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극적으로 합의해 서울디지털재단에 ‘까치온’을 위탁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정부·지자체가 아닌 산하기관이 통신사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서울시와 과기정통부가 막판에 합의하면서 갈등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남는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① 예산의 효율적 집행 문제(민관 협력) ②통신 서비스에서 공적 영역 문제(기존 통신사의 와이파이 투자 의무 면제 결과, IoT 등 확산여부)③ 돈많은 지자체와 돈 없는 지자체 주민의 형평성 문제 등 남은 문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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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혈세 투입 효율화할 ‘민관 협력모델’ 찾아야
서울디지털재단은 2021년까지 공공와이파이 총 1만8450대(실외형, 기존 7420대, 신규 1만1030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신망은 서울시 자가망을 활용하지만,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 총 5954km의 자체 초고속 공공 자가통신망을 까는 것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1000여 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재단이 통신사나 통신공사업체 등 민간과 협력해 혈세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시에는 통신 3사를 포함 세종텔레콤 등 6개 통신사들이 상용망으로 약15만km이상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서울시 자가망은 약 4000km에 불과하다.
또, 매년 공공와이파이 예산이 들어가는데, 시장이 바뀌거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 지원 등 예산 집행의 우선 순위가 바뀔 때를 대비해 엔지니어나 운영진 채용 등에서 꼼꼼한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②통신 공적 영역은 어디까지?..사회적 합의 필요
서울시는 재단을 통해 총 1만8450대의 공공와이파이를 추진 중이나, 별도로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뉴딜을 통해 2022년까지 전국에 5만9000대, 버스와이파이도 2만9100대를 설치해 총 10만6550대의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두 공공와이파이를 연계한다고 했지만, 서울시 재단형은 100% 세금이라는 점과 정부 공공와이파이는 기존 통신사의 투자가 들어있다는 점이 다르다.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은 정부 와이파이에 5대5 또는 3대7의 비중으로 자금을 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시 재단 방식 와이파이 확대는 거꾸로 보면 통신사들에게 와이파이 투자 의무를 면제해주는 영향도 있다”고 했고, 통신사 관계자는 “와이파이만 보면 그럴 수도 있지만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산되면 정부·지자체가 민간 시장에서 경쟁하는 셈이 된다”고 우려했다. 통신에서 공적 영역은 어디까지로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③광역시 말고는 불가능..새로운 역차별 우려도
서울시 와이파이 ‘까치온’은 서울시민에게는 공짜이지만 세금이 들어간다. 이런 자가망 기반 공공와이파이는 대전이나 부산 등 광역시 급에서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돈 있는 지자체와 돈 없는 지자체 주민간 새로운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서울시 와이파이와 정부 와이파이를 연계해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촘촘히 구축해 통신 복지에 앞장서겠다. 시골 등 지역 역차별 우려도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