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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 견인했던 자동차 판매, 성숙기 접어드나

권소현 기자I 2016.08.03 10:49:17

빅3 자동차 7월 판매량 전년대비 감소
"차 살 사람은 다 샀다"…6년 호황 끝났다 분석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경기회복에 기여했던 자동차 판매가 최근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자동차 업체의 판매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업체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152만대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다.

업체별로 빅3 업체의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포드자동차의 7월 판매량은 21만6479대로 전년대비 3% 줄었고 제너럴모터스(GM) 판매량은 26만7258대로 2%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도요타 판매량도 21만4223대로 1.4% 감소했다. 작년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홍역을 앓은 폭스바겐은 7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8% 줄었다고 밝혔고 독일 회사인 BMW 판매량도 5% 감소했다.

일부 업체의 판매량은 늘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판매량은 0.3% 증가했고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는 3.6% 늘었고 아우디 판매도 4% 증가했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4.4%, 1.2%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3만4972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6% 증가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 경제에 있어서 뜨는 업종이었다. 자동차 판매량이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750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공장가동률은 높아지고 설비투자도 늘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디트로이트 근로자 임금 상승으로 이어졌다. 고용시장 호조는 저금리에 따른 할부이자 인하, 저유가와 맞물려 승용차와 경트럭에 대한 소비지출 증가로 귀결되면서 선순환이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를 살 사람은 이미 다 샀기 때문에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드는 지난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크 라네브 포드 미국 판매 책임자는 “유기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지난 5~6년에 비해 시장 경쟁이 더 심해졌다”며 “주요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수성에 나서는 정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로비넷 IHS 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판매 모멘텀이 이어지겠지만 판매가 늘어나려면 인센티브나 저리의 할부금융 제공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만일 이런 유인이 없으면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판매량이 아닌 차량구매에 대한 지출액을 보면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트루카에 따르면 7월 차량 구매자들이 경차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490억달러로 전년대비 1% 증가했다.

무스타파 모하타렘 G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금리와 완전고용, 유가 안정, 임금상승 등의 요인은 여전하다”며 “이같은 긍정적인 요인 덕에 올해 하반기에도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에도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가 딜러를 통해 차량을 구매하는 건수가 정체되기 시작하자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 기관과 렌터카 업체, 법인차 판매에 공을 들이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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