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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세계에서 65개 브랜드로 763억달러(약 86조원)의 매출을 올린 P&G는 R&D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R&D 분야 인력은 모두 7500명 가량으로 이 중 1000명 이상이 박사급이며 투자액은 약 20억달러(2조원)에 이른다. 아이보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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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찾은 P&G 아이보리데일 혁신센터는 패브릭 & 홈케어(생활·가정용품) 제품군의 전반적인 R&D를 맡고 있다.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시판되는 섬유 및 공기 탈취제인 ‘페브리즈’의 경우 생산을 제외하고 기초연구에서 안전관리까지 모두 이 곳을 거친다.
센터 내부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실험기구 등을 갖춘 거대한 화학실험실을 연상케 했다. 비커 및 스포이드와 질량측정기, 성분분석기 등 온갖 화학 실험도구와 기기로 가득했다. 몇몇 실험실에는 액체질소 등 위험성 있는 화학물질도 눈에 띄었다. 이 곳에서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반드시 고글(보안경)을 착용하고 발가락이 노출되지 않는 앞이 막힌 신발을 신어야 했다.
연구원들은 미생물학과 후각학 등에 바탕을 둔 기초 제품개발 연구에서 디자인과 포장 개발 등 마케팅 업무도 연구하고 있다. 페브리즈 제품에 대해선 다양한 온도와 습도 등 환경에서 제품의 냄새제거 성능과 향의 종류, 향 지속성 등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성분조사와 성분배합, 노출 모델링, 농도검사, 분사 때 입자의 튀어오르는 정도 측정 등 안전성 검사도 진행한다.
센터에서 후각체험실험실과 분석실험실, 입자크기실험실 등을 방문했다. 6개의 작은 방들로 구성된 후각체험실험실에선 제품이 실제로 탈취기능을 갖는가를 검증한다. 분석실험실은 화학물질들의 성분구성을 측정한다. 자이유 루 P&G 아이보리데일혁신센터 수석연구원은 “분자구조 확인 등으로 화학적 특성을 알 수 있다”며 “화학물질의 양을 측정해 실제 제품에 포함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여파로 탈취제와 방향제 등 다른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커진 상태다. 특히 페브리즈에 미생물 억제제(항균제)인 ‘디데실디메틸암모니움클로라이드’(DDAC)가 포함된 게 밝혀져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가 지난달 5월 P&G로부터 페브리즈의 성분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미국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흡입독성수치 등은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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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에 따르면 페브리즈 제품 내 DDAC는 0.032㎍/㎥(1㎍=100만분의 1g)로 미국 과학계와 화학업계에서 인정하는 DDAC의 1일 안전한도치인 14.3㎍/㎥에 비해 매우 낮다. 또한 입자 크기(직경)가 10㎛(1㎛=100만분의 1m) 이하여야 폐 등 하부기도에 들어갈 수 있는데 DDAC를 함유하는 페브리즈의 물방울 직경은 85~120㎛라고 P&G는 밝혔다.
권석 P&G 글로벌 과학기술부서 박사는 “가습기살균제는 작은입자로 만든다는 것을 논문에서 본 적이 있다”며 “페브리즈는 입자가 크기 때문에 폐로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매튜 도일 P&G 글로벌 제품안전 책임자는 “P&G는 지역별로 혹은 제품별로 기준을 따로 적용하지 않고 가장 엄격한 안전기준을 정해 전세계에서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