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 : 소자본창업 또는 생계형창업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매장규모가 작은 만큼 밀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고객밀착서비스의 장, 단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용호 대표 :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화를 귀 기울여 듣고 있다가 즉시 대답해주는 것도 서비스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으니까 가자”라는 목소리가 들리면 “어디 가세요!”라고 큰 소리로 얘기해요. “이거 얼마야?”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면 “2000원이요!”라는 식으로 말이죠. 고객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서비스는 고객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다가가는 것입니다.
문준용 대표 : 현재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운영을 준비 중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만 맛있으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면 실패할 수가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맛은 기본입니다. 기술적인 것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치즈계란말이를 낼 때에도 일일이 먹기 좋게 자를 필요가 없습니다. 쫀득쫀득한 치즈가 길게 늘어지는 모습을 고객들은 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가리비도 껍질에 붙어 있는 채로 제공하면, 고객들은 신선하다는 느낌을 먼저 받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직접 뜯어먹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고객들의 편안함만을 생각하지 말고 더 넓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호 대표님의 얘기처럼, 서비스의 경우에도 고객이 부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이미 늦은 겁니다. 고객이 원하기 전에 알아서 서비스하는 것이 진짜 서비스지요.
술 취한 고객들이 쉽게 떨어뜨리지 않도록 젓가락을 테이블 위로 밀어 넣어 준다거나 하는, 작은 서비스들이 중요한 것입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불륜 관계인지 친구 사이인지도 파악해야만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기자 : 불륜관계의 고객들에게는 어떤 서비스를 해야 하나요?
문준용 대표 : (웃음) 우선, 매장 구석자리로 모신다거나 재떨이가 꽉 차도 안 비워주는 센스가 필요하겠죠.
(모두 웃음)
강성기 대표 : 제가 운영하는 ‘Bar 삭’의 경우에는 불친절의 대명사로 유명합니다.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손님들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스템이지요. 그래서 매장을 넓혔더니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의 수준은 훨씬 높아지더군요. 투자비용이 증가하고 서비스가 좋아질 때마다 손님들의 요구사항 또한 많아졌습니다.
이정규 대표 :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스스로가 책임질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매장을 한 번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보름 또는 한 달 동안의 교육을 한다고 해서 서비스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적극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의 매뉴얼화, 시스템의 표준화 등이 선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김기자 : 외식업도 하나의 ‘쇼’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위기, 어떤 음악, 어떤 색으로 매장을 꾸미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김용호 대표 : 맞아요! 특히 제 경우에는 고객들에게 건네는 멘트 하나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곤 하죠.
문준용 대표 : 음식을 먹을 때 고객의 첫 표정을 읽는 것도 서비스의 일종입니다. 음식이 입에 들어갔을 때 감탄사가 나오지 않으면 그건 이미 음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못 하고 음식만 내어 드린 후 그냥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음식의 맛이든 서비스든 어떤 것으로도 단골고객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강성기 대표 : 제 경우는 반성 많이 해야겠네요. (웃음) ‘더 프라이팬’의 경우에는 여성고객층이 많죠?
이정규 대표 : 여성고객이 80%죠.
강성기 대표 : 여자가 오면 남자도 따라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Bar 삭’도 바쁜 시간에는 웨이팅 고객들이 많은데, 남성고객의 경우에는 굳이 기다려서 먹으려고 하지 않지만 여성고객들은 끝까지 기다립니다.
여자친구에게 끌려온 남자들은 함께 기다릴 수밖에 없죠. 매장규모가 아담하기 때문에 여성고객들이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대신, 여성고객들은 아무래도 남성고객들에 비해 객단가가 조금 떨어집니다.
문준용 대표 : ‘Bar 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생계형 창업은 매장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손님들과의 접촉빈도가 높지요. 충성고객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영화와 연극으로 비유하자면, 생계형 창업은 연극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성기 대표 : 생계형 창업에 제일 가까운 것은 오히려 ‘Bar 삭’입니다. 서비스에 큰 신경을 쓰지 못하거든요.
김용호 대표 : 그렇다면 ‘Bar 삭’은 불친절이 콘셉트인가요?
강성기 대표 : 불친절이 콘셉트가 아니라 친절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지요. 튀김을 만들어내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상황에서 서비스 멘트를 하느라고 메뉴제공이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메뉴를 빨리 제공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이정규 대표 : 업종과 업태상황에 따라 친절도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프라이팬’도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며 얘기하기가 힘들어요. 방법이 없는 부분이죠.
문준용 대표 : 어찌 됐든! 고객들에게는 친절해야죠!
김용호 대표 : 그렇죠!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새 사위가 어두워져 왔다. 저녁식사도 할 겸 다른 장소로 이동하던 중, 홍대에 위치한 ‘미스터와우’에서 소시지를 하나씩 베어 물었다. 그리고 ‘버들골이야기’ 본점으로 자리를 옮겨 좌담회는 계속됐다.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한 술자리, 그리고...
김기자 : 생계형창업의 성공요인보다는 실패요인을 아는 것이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계형창업의 실패요인 몇 가지를 얘기해주십시오.
이정규 대표 :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실패요인이지요. 최소 6개월 이상 동종업태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준용 대표 : 경험 없이 매장을 오픈하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초심이 변하고 의지가 꺾이게 됩니다. 이럴 때,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힘든 점은 고객과의 보이지 않는 원칙을 스스로 지켜가는 것입니다.
손님이 없다고 해서 일찍 문을 닫는다거나 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 원칙을 깨는 것이죠. 결국 프로는 자신의 마음과 육체를 컨트롤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죠.
또 한 가지를 얘기하자면,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상권에 관한 책뿐만 아니라 브랜드네이밍과 마케팅 등 다양한 관련서적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뻔한 내용이라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은데 뻔한 내용을 실천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현실은, 우리가 머리 속에서 늘 생각해오던 그것과 다릅니다.
김기자 : 그렇다면 현실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외식업 성공 노하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정규 대표 : 선택과 집중이 가장 우선되어야만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다보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것이죠. 패밀리레스토랑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더 프라이팬’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 따로 있습니다. 그것에 집중해서 차별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강성기 대표 : 버티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버티기’를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끈질기게 버티면 무언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김용호 대표 : 실패도 큰 공부지요. 때문에 실천이 중요합니다. 실천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실패하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닙니다.
문준용 대표 : 외식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물과 불, 칼, 그리고 마음을 잘 다루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좋은 음식과 서비스가 나올 수 있지요. 식재료를 들여올 때 유통마진을 너무 깎으려 해도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좋은 식재료가 들어올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식재료 공급업체는 ‘동반자’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김용호 대표 : 문준용 대표님의 손을 보니 범상치 않은데 팔씨름 한번 할까요?
(모두 웃음)
문준용 대표 : (손사래를 치며) 손이 커서 고무장갑이 들어가질 않아요. 그래서 그릇을 닦을 때도, 변기를 닦을 때도 그냥 손으로 하죠.
김기자 : 문준용 대표님은 원래 차분한 성격이신가요?
문준용 대표 : 다혈질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버들골이야기’를 운영하면서 달라졌지요. 언젠가는 외부 P.O.P.를 거리에 세워 두었는데 불법이라며 구청에서 그냥 가져가려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았는데 여러 명이 달려들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주방에서 칼을 가지고 나와 P.O.P.를 모두 찢어버렸죠. 가져갈 테면 가져가 보라고. 그렇게 P.O.P.를 다시 돌려받고 나서 밤새 바느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신조가 하나 생겼죠. ‘여기서 밀리면 끝이다’라고.
김기자 : 마지막으로, 국내 소자본창업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의 향후계획을 한 마디씩 해주십시오.
이정규 대표 : 모든 직원들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외식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더 프라이팬’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김용호 대표 : ‘미스터와우’는 말 그대로 생계형 창업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신용불량자 등 자살까지 생각하다가 도움의 손길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벼랑 끝까지 몰린 사람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오는 것이죠. 외식 브랜드로서의 수익창출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몫이겠지요.
강성기 대표 : 좋은 생각이네요. 우리와 같은 소자본창업 브랜드들이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준용 대표 : 맞는 말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향후 ‘버들골이야기’도 매장운영에 실패한 사람들을 다시 본점에서 교육시킴으로써 ‘재활센터’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버들골이야기’가 국내 포장마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도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김기자 : 자, 그러면 이쯤에서 모두의 발전을 기원하며 건배 한 번 하시죠.
모두 : (술잔을 부딪치며) 건배!
좌담회를 빙자한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창 밖으로는 눈발이 흩날렸다. 눈을 시리게 하는 새하얀 풍경만큼이나 다음 날 아침은 질척대는 거리가 흉한 몰골을 드러낼 것이다.
외식업계가 장기불황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위기는 늘 있어왔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 또한 언제나 계속됐다. 외식인들의 시련과 불안을 말끔하게 녹여줄 새하얀 풍경, 그것을 보게 될 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지면을 빌어 월간외식경영 창간 4주년 특집좌담회에 참석해주신 각 대표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일시 : 2009.2.19(THU) PM3:00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5 Kitchen>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버들골이야기 본점>
참석자 (브랜드 명 가나다 순) :
<더 프라이팬> 이정규 대표 ,<미스터 와우> 김용호 대표
진행 : 김준성·김판주 기자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 관련기사 ◀
☞소자본 창업으로 성공하는 몇 가지 방법

![최고 41% 폭등 개미 환호…美 에너지 '진짜 수혜주' 조건은[종목e슈]](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9/PS26091200399t.jpg)
![‘최고 400억' 신세경이 찜했다…강남 1400평 대지 빌라[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9/PS26091200211t.jpg)

![‘신약 로비' 논란에 침묵 깬 강세찬…“제넨셀도 피해자”[화제의 바이오人]](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1200100t.670x.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