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韓, 위상 높은 경제대국…MSCI 선진시장 후보 올려야”

김응열 기자I 2023.05.22 13:13:38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명의 서한, MSCI 회장에 발송
“한국 경제 수준 세계적…외국인 투자 진입장벽도 완화 중”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내달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연례 시장 분류 평가’ 발표를 앞두고 한국을 선진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전경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명의로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MSCI는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미국, 일본 등 23개국) △신흥시장(한국, 중국 등 24개국) △프론티어 시장(아이슬란드, 베트남 등 28개국) △독립시장(아르헨티나, 우크라니아 등 12개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나 펀드매니저 등 금융·증권시장 종사자들은 이 시장 분류를 바탕으로 국가별 투자 자금 규모를 결정한다.

한국 증시는 1992년 신흥시장에 편입됐고 2006년에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등재됐다. 그러나 매년 선진시장 승진에 실패했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다.

15대 경제대국과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한국이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릴 충분한 근거를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작년 기준 1조6600억달러로 세계 13위 수준이다. 수출은 6836억달러로 세계 6위이고 수출액에 수입액을 더한 교역규모는 세계 7위인 1조4100억달러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2년 기준 3만3000달러로 세계은행이 산정하는 고소득 국가 기준치(1만3000달러)의 2.5배에 달한다. MSCI가 제시하고 있는 선진시장 요건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아울러 전경련은 한국 증권시장의 거래대금 규모가 세계적 수준인 점도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거래대금은 작년 기준 3조200억달러로 세계 7위다. 시가총액은 1조6400억달러로 세계 16위 수준이다. 현재 MSCI 선진시장에 속한 스페인과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보다도 큰 규모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한국 시장 내 외국인 투자자 거래제약 완화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업 정보 접근성 개선 관련 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전경련은 우리 정부가 연내에 외국인 투자자 사전 등록 제도를 폐지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투자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기업의 영문 공시가 내년부터 의무화되고 기업 배당 절차도 개선이 예상되는 등 정보 접근성과 예측가능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이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자본 유·출입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MSCI의 지적엔 “활성화된 역내 외환시장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원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내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런던 금융시장과 동일하게 새벽 2시까지 연장되고 인가받은 외국 금융기관이 한국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외환시장 구조개편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서한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등재되고 향후 선진시장에 진입한다면, 한국 경제가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거래 확대로 MSCI에도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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