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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래 얘기하자” EU “이혼 먼저”…브렉시트 3차 회담 개시

김형욱 기자I 2017.08.28 12:01:56

로이터 "이번주 유의미한 진전 없을듯" 전망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미첼 바니에르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총괄자가 지난 6월20일 벨기에 브뤼셀 EU본부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래를 얘기하자’는 영국과 ‘이혼 절차부터 밟자’는 유럽연합(EU)이 28일(현지시간)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3차 협상에 나선다. 이번 회담에선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U 브렉시트 협상 최고책임자인 미첼 바니에르와 영국 측 데이비드 데이비스가 오후 3시(현지시간)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3차 협상을 시작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어진 29~30일에는 실무진 차원에서 탈퇴 비용을 비롯한 세부 쟁점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EU에 소속된 국가 아일랜드와 영국 연방 소속 북아일랜드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영국은 EU측에 단순히 탈퇴뿐 아니라 탈퇴 후 양측 관계에 대해 논의하자며 ‘밑그림’을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국 내 야당인 노동당은 앞선 27일 브렉시트 이후에도 일정 기간은 영국과 EU가 단일 시장과 단일 고객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완전한 브렉시트에 속도를 내고 있는 집권 여당 테리사 메이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EU는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영국과의 이혼 절차, 즉 탈퇴 그 자체를 먼저 결정한 후에 논의하자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영국과의 새로운 협정 문제까지 너무 앞서나갔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EU 측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양측 모두 협상이 빨리 진전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시민권 문제나 아일랜드의 금융 정착 등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혼 문제는 좀 더 직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기술적으로 복잡해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치적 의지에 달렸다”며 영국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가령 브렉시트 이후 EU 시민의 영국 거주와 영국 시민의 거주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 재정립 역시 정치적으로 오래 대립해 온 역사에 따른 정치적 복잡성과 경제적 파급력 때문에 극도로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좀 더 천천히 협상해 나가야 한다는 게 EU측 논리다.

당장 이혼 협상도 만만치만은 않다.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는 명목으로 그 비용을 얼마나 낼지에 대한 액수에 대한 양측 격차도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양측 전문가는 이번 주 3차 회담에서도 40년 역사의 영국-EU 분리 문제를 푸는데 큰 진전은 없으리라 내다봤다. 그러나 잠정적인 브렉시트 발효 일정이 2019년 3월로 잡혔고 그 이전에 협상 내용에 대한 영국과 EU 정부, 27개 EU 회원국 각국 비준 절차를 끝마쳐야 한다는 걸 고려하면 시간에 쫓기는 건 양측 모두 마찬가지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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