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커피 소비 인구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글로벌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한국시장 공략이 본격화된 시점과 맞물려 커피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때마침 1998년 설립된 할리스커피(법인명 할리스에프앤비)가 매물로 나왔다. 우후죽순 들어선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할리스커피 역시 절대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한 방’이 필요했다.
◇커피시장 지속 성장에 베팅...기업가치 2배 상승
IMM PE는 2013년 할리스커피를 인수한 이후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총 820억원(지분율 91.82%)을 투자했으며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직영점 확대에 주력했다. 지난해말 현재 전국 477개 매장 가운데 직영점 비율은 약20% 수준이다. IMM PE는 앞으로 직영점 비율을 더 늘릴 계획이다.
직영점 확대와 디초콜릿커피사업부 인수, 할리스커피클럽 등 새 브랜드 론칭 등은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8.5%, 86.8% 상승한 1286억원, 127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배가까운 91억원을 기록했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9.3% 증가한 209억원을 나타냈다. IMM PE가 할리스커피를 인수한 2013년에 비하면 기업가치(Equity value)가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에비타 209억원은 지난해 IMM PE가 투자회수를 위해 시장에 내놓았을 당시 감안했던 수준에 부합하기도 한다. 이때 IMM PE는 할리스커피의 높은 성장성과 해외 론칭시 확장성 등을 감안해 멀티플 10배를 적용한 수준인 2000억원을 희망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측 전략적 투자자(SI)와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채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한번의 투자회수 고배...성장통 겪고 와신상담
IMM PE의 투자회수 불발은 오히려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송인준 대표는 매각불발후 이렇게 소회했다. “투자회수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이슈 등으로 시점이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돈을 맡겨준 투자자(LP)들에게 더 크게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도 있습니다.”
IMM PE는 할리스커피 인수 및 관리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던 김유진 이사(운용역)를 올초 대표이사에 선임함으로써 지속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할리스커피 전 매장의 생두부터 로스팅, 제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직영점 확대 등의 경영 효율화를 통해 지난 3년간 할리스커피의 급성장에 공을 세운 주요 인물이다.
IMM PE는 앞으로도 연 20%이상의 영업이익률 성장으로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로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시설투자도 주목된다. 할리스커피는 2009년 1월 경기도 용인에 커피 생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산지에서 직수입한 최고급 생두를 각각의 고유 특성에 맞춰 직접 로스팅함으로써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최적의 커피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 7월에는 기흥으로 로스팅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연간 1000톤 이상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1200㎡의 대규모 단지를 갖췄다.
올초에는 21억여원을 들여 경기도 파주에 두번째 로스팅센터 건립을 위한 공장부지를 매입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파주 로스팅 센터의 경우 연간 1700톤 이상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원두 소비를 충족시키는 한편 최적의 블렌딩과 로스팅 등의 전문 연구를 위해 파주 로스팅 센터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