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전북 고창의 AI 발병 사실이 알려진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오리고기판매는 2주 전보다 11.8% 감소했다. 닭고기 판매는 10.7% 줄었다. AI 발생 하루만인 지난 18일 오리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이 각각 5%, 3%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AI 사태에 따른 판매 감소폭이 더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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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장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이후 오리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 오리가공업체 관계자는 “AI에 의한 불안감 확대와 일시 이동중지 조치로 하루 5억~8억원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업체도 좌불안석이다. AI 감염이 확인된 오리고기만큼 타격이 심하지 않지만 언제 불똥이 옮겨붙을지 모를 일이다.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판매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영향은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부 방역 강화와 함께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 역시 “그간 다섯번의 AI가 발생하면서 ‘AI와 치킨의 안전성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학습효과가 생겨 심각한 매출 감소가 우려되진 않는다”면서도 “지난 주말 매출이 3~5%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AI 사태의 분수령은 오리에서 닭으로 AI 감염이 확대되느냐와 감염 지역이 수도권으로 북상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2011년에는 AI 감염이 오리에 머물렀고 지역도 광범위하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았지만, 2008년엔 성남 모란시장에서 AI에 감염된 닭이 발견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8년과 같은 사태로 번질 경우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가금류 매장에 안전성을 알리는 고지문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설을 앞둔 이맘때는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이라며 “끓여 먹을 경우 AI가 인체에 감염될 우려가 없다는 점을 매장 내 안내문으로 고지하고 직원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고창과 부안에 이어 전북 정읍의 한 오리농장도 AI 감염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고창과 부안은 최초 AI 바이러스 유포처로 추정되는 동림저수지의 서쪽이지만, 정읍은 북동쪽이다. AI에 감염된 가창오리떼가 활동반경을 넓혀가며 AI 바이러스를 뿌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