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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 보증수리-단순정비 동일 규제.. 車업계 '부글부글'

이진철 기자I 2013.05.27 16:15:04

동반성장위, 카센터 대기업 진출규제.. 1급 정비소는 허용
완성차업계 "직영망 더 늘려야 하는데.. 고객불편 우려"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속칭 ‘카센터’로 불리는 자동차전문수리업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브랜드의 신규 진출을 제한키로 했다. 반면 ‘공업사’로 불리는 판금, 도장시설 등을 갖춘 자동차종합수리업(1급 정비소)은 대기업의 확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이번 결정은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가 지난해 9월 “대기업들이 자동차 정비업에 뛰어들어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카센터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자동차 정비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자동차 정비업을 동네 빵집과 동일하게 규제한 것은 애프터서비스(AS)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정비소 확충을 해야 하는데 이에 반하는 규제로 인해 고객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신도시 등 인프라 미비 지역은 출점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전국의 자동차 정비업체는 3만여개로 이 가운데 대기업 직영 또는 체인점 형태 가맹점은 6800여개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 5사인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는 전국에 직영 서비스센터(자동차종합수리업) 외에 개인사업자들과 계약을 맺고 정비 네트워크망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의 블루핸즈, 기아차의 큐서비스가 대표적이다.

SK 스피드메이트, GS 오토오아시스,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금호타이어 타이어프로, 삼성화재 애니카랜드, 현대해상 하이카프라자 등도 대기업 계열 정비체인점으로 진출해 있다. 이들 화재보험사와 정유사, 타이어사들은 이번 동반성장위원회 결정에 따라 정비체인점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자동차 제작자가 자동차를 판매한 경우 필요한 시설 및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정해진 기간 또는 주행거리 이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한 무상 수리를 해야 하고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완성차 5사는 법규에 의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무상수리, 리콜 등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선 직영 서비스망을 향후 3년간 20% 가량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는 최근 정비네트워크망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동반성장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계획에 차질도 예상된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제조사의 법적 보증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완성차업체의 정비 네트워크망과 단순한 정비만을 제공하는 대기업 계열 체인점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비서비스망에 대한 규제는 보증수리 수단을 제공하는 완성차 브랜드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 모두에서 불편함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 기존 네트워크망에 대한 프리미엄만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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