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2023년 12월 이후 1년 반 만에 찾은 일본 도쿄는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특히 시부야, 하라주쿠 등 도쿄에서도 가장 유행에 민감한 지역에서 ‘한류’는 일본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습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국 화장품(K뷰티)은 가장 도드라져 보이는, 한류의 핵심이었다. 시부야 중심가에서 심심치 않게 아모레퍼시픽, 아누아, 티르티르 등 주요 K뷰티 브랜드들을 볼 수 있었다.
“빈말이 아니라 K뷰티는 일본 MZ들에게 엄청 인기야. 나이 든 우리도 인지할 정도라고.” 일본인 지인이 해준 이야기다. 한류를 타고 날라온 K뷰티는 어느샌가 일본 뷰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첫 시작은 K팝 등 한류의 영향이었겠지만, 이후의 도약까지는 K뷰티 자체의 경쟁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K뷰티의 경쟁력은 간단하다.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생산(ODM) 경쟁력과 2000~3000엔(2만~3만원대)대의 가성비 높은 제품군이 강점이다. 또한 일본 뷰티 브랜드에서 강조하지 않았던 어성초·인삼·병풀추출물(CICA) 등 ‘효능’을 내세운 제품과 마케팅도 현지인들에게 먹혔다. 유행에 초민감한 K뷰티인 만큼, 매번 새롭게 바뀌는 용기 디자인도 일본 MZ들에게 호응을 산 요소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아직 K뷰티는 일본 뷰티시장의 초입까지 밖에 도달하지 못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일본 내수 및 프랑스 브랜드가 꽉 잡고 있다. 가성비로 성장한 K뷰티지만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선 프리미엄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이를 위해선 현재 MZ 중심의 고객층을 4060세대로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히 일본 현지에서 본 K뷰티는 이 같은 한계를 직시하고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6000엔대 제품이 일본 백화점에 입점하는 사례, 40대 이상 고객들의 K뷰티 구매 확대 등의 긍정적인 상황들이 보인다. 현 일본 MZ세대가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연령층 확대도 가능하다. 그러려면 우선 K뷰티의 장기적인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 현재의 인기에 취하지 말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일본내 K뷰티 생태계의 씨앗을 깊숙이 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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