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만난 MB…"단일화,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했으면"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만나 경제·통상정책을 조언하며 지지를 표명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만나며 보수 표심을 결집하려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후보와 이 전 대통령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70분간 오찬 회동을 했다. 국민의힘에선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과 신동욱 대변인단장, 이 전 대통령 측에선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배석했다. 김 후보와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던 사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여러 가지로 쉽지 않겠지만 김문수 후보의 장점이 계속 국민에게 많이 알려지고 있고 실제로 노동자도 잘 알고 기업도 잘 알고 행정 경험도 해본 좋은 후보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에 관해선 2007년 대선 당시 자신이 이회창 후보를 설득했던 일을 언급하며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그런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단일화의 대상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업인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경제 정책에 관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으로 공약을 세부화했으면 좋겠다고 김 후보에게 조언했다. 특히 “기업을 만들기 좋도록 행정 규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철폐를 해줘야 된다”고 했다. 또한 “한국의 노동 문제가 너무 기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문수 후보가 꼭 당선돼서 한국에 기업들이 더 많이 남아서 많은 노동자들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거 했다.

통상 문제에 관해서도 이 전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대통령이 되면 가장 이른 시간에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라”고 김 후보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본인의 경험으론 이재명 후보가 아무리 ‘중도 후보다’, ‘나는 미국을 좋아한다’, ‘친미다’ 얘기하지만 정보화 사회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그러니까 아마 (이 후보가) 가도 겉으로는 어떻게 얘기할지는 모르지만 아마 대화가 잘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단장이 전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잇달아 찾는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도 보수 표심 결집을 거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김 후보를 만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면 도와서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신 단장은 이런 보수 정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 행보에 “김문수 후보 쪽으로 여론을 모아가는 그런 과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