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0일 ‘2023년 수출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 수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6660억 달러를 전망했다. 무역수지는 수출 성장세가 수입 성장세를 상회하면서 2021년 293억 달러 이후 3년만에 흑자 전환한 14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수출은 글로벌 IT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등 IT 제품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은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으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수출 성장세를 하회하며 무역수지는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협의 수출 전망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산업연구원의 전망치보다 높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년보다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입은 중간재 수입 증가에도 유가 하락을 점치며, 전년보다 0.7% 하락해 무역수지 265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유가 전망에서 상반된 탓에 결론적으로 무역수지 전망치는 무협보다 긍정적으로 내놨다.
자동차 수출은 반도체 공급난 이연 물량이 올해 대부분 해소되면서 제한적인 신규 수요에도, 전기차 수출 비중이 늘며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의 소폭 상승 전망에 따라 석유화학(5.6%), 석유제품(0.4%) 등 유가 민감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7.8%) 및 일반기계(2.3%)도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입어 수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 달여 남은 올해 수출 예상치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6300억 달러, 수입은 11.8% 감소한 6450억 달러, 무역수지는 15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정보통신기술(ICT) 수요 감소가 올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어려운 대외 환경 속 전기차·배터리·양극재 등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출은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하는 등 우리의 신수출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내년 세계 경제는 중국·유럽 경기 둔화, 미국 등의 긴축 기조 지속 등에 따라 2% 후반의 저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나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됐던 ICT 기기와 반도체 시장 회복, 이년 대비 기저 효과 등으로 우리 수출은 오히려 증가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우리는 미·중 갈등, 러·우 전쟁 등 국제 정치 불안,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이라는 뉴노멀에 처해 있다”며 “한국 무역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신산업 전환과 혁신에 기업들이 나설 수 있도록 외국보다 더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