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공장을 짓기로 하며 북미 지역 첫 진출을 공식화했다. 울산과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에만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던 삼성SDI로선 의미가 크다.
이번 결정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까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북미 생산거점을 마련하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사가 2018년부터 북미 지역에 발표한 투자 규모만 130억달러(16조3000억원)에 이르고 올해만도 55억달러(6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2025년 배터리 3사의 북미 내 생산능력은 330GWh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이는 테슬라 모델3 400만여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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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 투자 규모도 가장 크다. 제너럴모터스(GM)과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 세 곳에 총 135GWh 규모의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도 협력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5GWh 규모의 합작 공장도 짓기로 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이미 1공장을 완공했으며 내년 2공장까지 완공되면 연간 배터리 총 21.5GWh을 생산한다. 포드(Ford)와의 합작도 진행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 4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미국 테네시주 1개, 켄터키주 2개 등 총 3개를 각각 건립한다.
스텔란티스와 2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SDI는 북미에서 추가 투자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직 북미 지역에 단독 배터리 셀 공장이 없어서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사는 추가로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미국에 전기차 연간 30만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공급 경험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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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까지 미국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긴 했지만 전기차 부문에선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기준 전기차 660만대가 팔렸고 중국 330만대, 유럽 230만대로 전체 시장 85%를 차지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은 10%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다 보니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공급은 부족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배터리 수요는 105GWh인 데 비해 93GWh만 생산돼 공급이 모자란다.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은 2024년까지 이어지고 2025년이 돼서야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사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를 이어 2025년 7월 발효될 예정인 USMCA를 고려했을 때도 국내 배터리사가 북미 지역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USMCA상 완성차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주요 소재·부품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