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넘치는데 의료인력은 부족…MRI 공급 초과에 과잉진료 우려

이연호 기자I 2018.03.13 12:00:10

인구 1000명 당 병상수·인구 백명 당 MRI수, OECD 평균 상회…요양병원 OECD 7배
활동의사·간호사 수 OECD 평균 못미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우리나라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적은 수준임에도 의료기관의 병상 수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가 장비는 오히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요양병상은 OECD 평균에 비해 7배나 많았다.
그래프=보건복지부.
13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의료 자원공급현황 및 이용행태에 관한 2011년~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보건의료기관 수는 총 8만9919개소로 연평균(2011년~2016년) 1.6% 증가했다.

상급종합, 조산원, 보건기관 등을 제외한 모든 보건의료기관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요양병원은 총 1428개소로 연평균 7.6% 증가했으며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은 이 기간 31.5% 증가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 2016년 의료기관의 전체 병상 수는 67만1868병상으로, 우리나라 인구 천 명 당 병상 수(13.0병상)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015년·4.7병상) 대비 약 2.8배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전체 병상 수는 연평균 3.8% 증가했다.

지난 2016년 병상유형은 일반병상이 31만3947병상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요양병상(25만4803병상), 정신병상(7만7384병상), 재활병상 (1만198병상)순이었다. 일반·정신병상은 감소추세, 재활·요양병상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 중 요양병상은 우리나라(인구 천 명 당 4.9병상)가 OECD 평균(인구 천 명 당 0.7병상)에 비해 7배나 많았다. 요양병원 수가 연평균 7.6% 증가한 가운데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 수는 31.5%, 입원진료비는 33.3% 급증했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이 보유한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는 1923대,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는 1407대,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는 208대로, 연평균 각 1.6%, 6.0%, 4.7% 증가했다. 인구 백만명 당 장비 수를 보면 CT 37.2대, MRI 27.2대, PET 4.0대로 OECD국가(2015년) 평균 CT 25.6대, MRI 15.5대, PET 2.0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장비 보유량이 상당히 많은 편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병상 수나 고가의 의료 장비 수 등에서는 OECD보다 오히려 많은 수준이나 정작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수는 OECD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17일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7’에 실린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의 ‘건강 영역의 주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활동의사 수는 지난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24명이었다. OECD 국가 평균 337명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간호사는 더 부족해 2015년 인구 10만 명당 활동간호사 수는 한국이 594명이지만, OECD 평균은 898명이었다.

한편 지난 2016년 면허등록자 수는 의사 11만8000 명, 간호사 35만6000 명, 약사 6만7000 명이었다. 또 2016년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의사 9만8000 명, 간호사 18만 명, 약사 3만4000 명이며, 연평균 의사 2.9%, 간호사 8.7%, 약사 1%가 증가했다. 요양병원 증가 추세에 따라 의사·간호사·약사 활동인력도 요양병원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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