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9일간의 강행군과 9시간에 걸친 비행으로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상태에서도 귀국 후 첫 일정으로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한 건 초유의 주한 미 대사 피습 사건에도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카타르 도하를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전용기에서 이뤄진 동행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 “위로를, 위문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끔찍한 일이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는냐”며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0시40분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해 리퍼트 대사와 악수를 한 후 약 10분간 대화했다. 박 대통령은 “중동 순방 중에 대사님 피습 소식을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며 “저도 지난 2006년에 비슷한 일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그때 그 의료진이 ‘하늘이 도왔다’ 이런 말씀들을 했는데 이번에 대사님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뭔가 하늘의 뜻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후에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 이렇게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 동맹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며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과 시간을 가족과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쓰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빨리 회복하시길 기대하겠다”고 쾌유를 빌었고, 리퍼트 대사는 “빨리 나아서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윤보흠 병원장 등 의료진을 별도로 만나 리퍼트 대사가 언제쯤 퇴원이 가능한지 묻고 앞으로의 치료에도 후유증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