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공, 산은과 재통합에 반발.."산은 재무건전성 악화"

나원식 기자I 2013.08.21 15:38:57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4년 만에 산업은행에 재통합될 처지에 놓인 정책금융공사가 정부의 개편안 최종 발표를 앞두고 막판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정책금융공사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공사와 산은이 통합하면 자산규모는 많이 증가하나 자본은 소폭 증가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대폭 하락하게 된다”며 “현재 재무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의 충당금이 늘어날 경우 BIS 비율은 10%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특히 산은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기업 중 일부가 부실화되는 경우 산은의 BIS 비율이 8~9% 수준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산은에 대규모의 재정을 투입해야만 해 국가재정에 막대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공사의 판단이다. 또 산은의 BIS 비율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여력은 급격히 약화한다고 강조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 재편 문제를 중복성 해소 등의 편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지원 축소 및 재정 부담 등 통합에 따른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산은이 투자은행(IB)업무를 계속하면 민간금융기관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며, 산은의 민영화 중단으로 인한 ‘민영화 추진 비용 매몰’ 문제도 불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산은 민영화는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최종 결정된 정부정책인데, 이를 중단하면 우리 정부의 대내·외 정책 신뢰도는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와 산은이 통합하게 되는 경우 FTA 역진조항(ratchet) 위반 및 WTO 보조금 혜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산은 통합 문제는 향후 통상 차원에서 주요 이슈로 제기될 수 있으며 그 결과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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