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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죄인이 아닙니다" 한 화물운전자 딸의 절규

박정일 기자I 2012.06.28 16:30:08

고공농성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 딸 기자회견
"정부는 화물노동자 열악한 환경 알면서 개인사업자 운운"

[이데일리 박정일 기자] “더는 아버지가 죄인처럼, 노예처럼 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 직후 고공 농성 중인 이봉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의 딸 이진선 씨(22)는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맞은편서 열린 화물·건설 파업 지지와 특수고용 노동기본법 입법촉구 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28일 이봉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의 딸 이진선 씨(22)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맞은편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하려 애썼지만, 아버지의 억울한 상황을 설명할 때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가끔 말을 끊고 눈물을 삼키려 애썼다.

그는 “25일 아침 철탑에 오르신 아버지의 모습을 멀리서 보고 왔다”라며 “아버지는 파업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연락처와 통장을 건네며 ‘아빠 탑에 올라가서 농성할 거야 괜찮지?’라고 했을 때 솔직히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괜찮으니 다녀오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애써 일해도 아버지에게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도 채 되지 않았고, 그 돈으로 주유 값을 내고 차 수리비를 내느라 결국 빚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최대한 담담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 아버지, 저희에게 늘 미안해하십니다. 하루 한 끼, 그조차도 라면으로 때우는 저희 남매를 보시며 자신이 죄인이라 말씀하십니다. 그 말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이후 그의 말은 곧 화물운송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당당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그는 “정말 화물노동자가 개인사업자라면 적어도 자기 몸이 아플 때만큼은 쉴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정부는 화물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을 알면서도 개인사업자를 운운하며 산재보험도 들어주지 않으려 하고, 파업에 들어가면 노동자 취급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죄인처럼, 노예처럼 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라며 “(정부는)저의 아버지들이 인간답게 할 수 있게 해달라. 제발 약자 편에 서 말도 안 되는 모순을 바꿔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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