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향하는 제의 통로로 추정되는 나무기둥열도 발견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부여 송국리 유적에서 청동기시대 대지조성을 위해 성토한 흔적과 제의 통로로 추정되는 대형 나무기둥열(목주열)을 발견했다고 국가유산청이 12일 밝혔다.
| 청동기시대 성토층의 성토재에 따른 성토양상(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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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편 목주열 전경(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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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송국리 유적은 국가유산청의 국비 지원과 허가를 받아 부여군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발굴조사 중인 사적이다.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중기의 대표적인 농경유적으로 기존 발굴조사에서 타원형의 구덩이와 기둥 구멍(주공)이 배치된 원형 집자리, 목이 외부로 벌어진 큰 항아리, 삼각형 돌칼과 유구석부 등을 발굴한 바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약 1000㎡에 걸쳐 인공적으로 대지를 조성한 평탄한 성토층을 확인했다. 국가유산청은 “기존 발굴조사에서는 성토층이 매우 한정된 양상으로 파악됐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면적”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지점에 따라 다양한 재질의 흙이 사용됐다”면서 “평탄화를 위해 경사면 위쪽의 풍화암반층을 깎아내고 깎아낸 흙을 경사면에 쌓아 면적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성토층에 유일하게 늘어서 있는 나무기둥열도 새롭게 확인했다. 두 줄이 쌍을 이루며 약 200m에 걸쳐 길게 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모두 북쪽에 위치한 1호 석관묘를 향하고 있다. 석관묘의 경우 비파형 동검, 동착, 관옥 등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함께 발견돼 마을의 지배자가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무기둥열은 무덤군으로 향하는 제의를 위한 통로시설로 활용되었던 것으로 추정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한반도 청동기시대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그 성과를 국민과 관계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