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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사회학과 장례식은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학생들이 대구대 사회과학대학 누리마당에 마련된 사회학과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이름을 쓰고 헌화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빈소에는 서강대와 부산대 사회학과에서 보낸 근조화환까지 세워졌다. 영정사진은 ‘대구대학교 사회학과’라는 문구가 적혔고, 그 밑에는 각종 사회학 서적이 펼쳐졌다.
이번 대구대 사회학과 학술제의 이름은 ‘메모리얼 파티(Memorial Party)’다. 지방 대학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매년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벌어지는데, 대구대는 2025학년도에만 사회학과를 포함해 법학부(법학전공·공공안전법학전공), 산림자원학과, 전자전기공학부(정보통신공학전공), AI학과, 주얼리디자인학과 등 6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지할 계획이다. 지난 1979년 설립된 사회학과는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충원 감소는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년간 학령인구 감소를 예상하고 대학 입학정원 감축 정책을 펼쳐왔지만, 2021년부터는 대학 입학정원이 학령인구를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이슈통계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신입생 충원률은 2020년까지 100%에 가깝게 유지되다가 2021년부터 급격히 하락했다. 대구대 사회학과에는 올해 31명의 정원 절반도 안 되는 14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신입생 충원률 감소는 학과 통폐합으로 이어진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년제 대학에서 통폐합되거나 신설된 학과는 4108개로, 이 중 인문·사회계열 학과 통폐합이 763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학과의 경우 대구가톨릭대는 2022학년도부터, 경남대는 2023학년도부터 사회학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청주대, 배재대 등에서도 사회학과가 폐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