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삼표산업과 아주산업은 전국 모든 공장이 멈췄다. 유진기업은 전체 공장 중 60% 이상이 휴업상태다. 지방 몇 군데는 공장을 움직이는 곳이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부분이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큰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하루에 30~40대, 작은 업체는 15~20대분의 공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 한 대 분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 2700~3000대인 BCT 중 1500대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성수기라 아무리 시멘트 재고를 쌓아두더라도 하루 반에서 이틀이면 동이 난다”며 “현재 상당 업체가 가동을 중단했고, 다음 주 정도면 대부분 공장이 생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모든 지역 유통기지에서 시멘트 출하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대전 등 충청권 일부 지역과 전북 군산, 경북 대구 등에서 시멘트가 일부 출하되고 있으나 출하 규모는 미미하다.
지난 9일 기준 출하량은 1만 8800t(톤)이다. 전날 1만 3660t보다 다소 증가하긴 했지만 충청권, 영호남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물량이다. 평소 하루 약 18만t이 출하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출하분은 약 16만 1200t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약 150억원 수준이며, 파업 3일간 누적 손실 규모는 458억원에 달한다. 출하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인 시멘트도 총 87만t으로 전날보다 9만t 늘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생산공장과 주요 거점 유통기지 등에서 출하가 정상화하지 않는 이상 수요처인 레미콘 업계와 건설 현장의 시멘트 공급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 이번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일반 BCT 차량이 화물연대의 위협이나 운송 방해행위로부터 심리적 부담을 느끼거나 물리적 충돌에 따른 재산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