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3300선 종가를 끝으로 한 달여간 지지부진한 박스피가 이어졌다. 3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동학개미들의 ‘원픽’이던 삼성전자도 8만원을 전후로 갈팡질팡했다.
여기에 글로벌 델타 변이 확산에 경기 회복 둔화 전망이 나오는 상황. 그래서일까. 개미들은 다시 하락장, 곱버스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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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POSCO(005490)가 1110억원으로 2위, KODEX 인버스(114800)가 576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1위와 3위 종목만 봐도 이달 들어 개미들의 하락장 베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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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하락장에 베팅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최근 한 달여간 이어진 박스피가 꼽힌다. 지난달 6일 3305.21 종가 기록을 끝으로 지지부진한 3200선 대 등락이 이어졌다.
지수는 최근에야 반도체 대형 종목들의 강세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세였지만 월간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은 2.86%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확산 우려와 중국발 규제 리스크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 수급불안으로 이어졌다”며 “그 결과 코스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20주 이동평균선에 근접했고 12개월 선행 PER는 3년 평균 수준인 11배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 가격 자체가 올해 들어 25.69%나 하락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러나 8월 들어 개인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 누적 보유 증가량은 전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누적 보유 증가량은 1억5713만주에 달한다. KODEX 인버스 역시 1546만주 늘어나며 수량 기준으로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박스권이다보니 다소 후행적인 흐름으로 해석된다”면서도 “시장은 어느 정도 하단 지지를 확인했고 반도체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지만 타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 박스권 상단을 향해 올라가는 탄력 자체는 조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하락장에 베팅하는 개미들과는 달리 향후 약세장이 아닌 강세장을 전망하는 증권가 분석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 배경으로는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게 꼽힌다.
IMF는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4.3%로 0.7%포인트 상향, 내년 전망치도 2.8%에서 3.4%로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달 한국 수출액 역시 전년 대비 29.6% 증가했고 수출금액은 544억 달러를 기록, 월간 수출금액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정도의 강세장이 3분기에 펼쳐질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수출 증가율 정점(Peak-out)과 시장 고점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상대적 우위 업종에 집중할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선반영된 주식 시장의 기대심리를 뛰어넘는 지표가 3분기에도 이어질지, 개미들의 베팅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