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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과 상가법개정국민운동본부(임걱정본부) 등은 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열리는 국민참여재판의 재판부와 배심원단이 그간 김씨가 겪어왔던 폭력과 갈등을 헤아리고 선처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상가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임대인 세제혜택’등의 이유로 법 개정을 무마시킨 국회는 9월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상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상가법을 개정해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기한을 기존 5년에서 10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상 건물주는 계약 5년 후 재계약을 거절하거나 임대료를 많이 올려도 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김씨의 배우자 윤모씨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으로 다치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러나 이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불평등한 법과 그 법으로 막강한 권한을 얻은 건물주의 폭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건물주가 바뀌고 나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들이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다’ 말을 붙잡고 여기까지 왔다”며 “미비한 법과 제도 때문에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세상이 다신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위원장도 “임차인들에게 있어 건물주가 터무니없이 임대료를 올리는 것도 폭력”이라며 “건물주가 임대료를 이용해 임차인들을 칼로 찌르는 행위를 버티다 못해 각목 한 번 휘둘렀다고 처벌하는 것은 법이 임차인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7일 김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거리에서 건물주 이모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씨와 통화하던 중 욕설을 하며 구속시키겠다는 말을 듣고 홧김에 둔기를 휘둘렀다고”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씨와 지난 2016년부터 종로구 서촌의 건물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이에 김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이씨 소유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씨의 변호인 측은 지난 7월 27일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씨가 이씨를 살인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