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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中, 세계 이끌 새 ‘선봉장’…G20서 美빈자리 채운다

방성훈 기자I 2017.07.04 10:45:19

TPP·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이후 트럼프 입지 약화
美빈자리, 獨 메르켈·中 시진핑이 꿰차
獨-中 우호관계 역사상 최고 수준…中, 獨에 팬더 선물도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그동안 미국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 도출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대신 독일과 중국이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G20 회원국 외교관들의 말을 빌려 “미국이 떨어뜨린 리더십 바통을 아시아와 유럽의 산업 강국인 중국과 독일이 주웠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리더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반(反)자유무역·친(親)보호무역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5월 말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및 자유무역 의제 등과 관련해 나머지 G6 정상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의 빈자리는 독일과 중국이 채워가고 있다. 양국 간 유대는 과거 국제사회에선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행보가 이어질수록 독일과 중국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G20 회원국인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라미로 구엘라 대사는 “독일과 중국의 새로운 친밀감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며 “현재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두 지도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도 메르켈 총리와 시 주석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독일 간 외교적 교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역사적으로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가 최고 수준”이라며 “독일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정치·경제적 동력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시 주석이 G20 회의에 앞서 독일 측에 팬더 2마리를 보낸 것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중국은 자국에만 서식하는 팬더를 상대국에 대한 호감 및 협력 촉진을 위한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72년 당시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팬더 2마리를 미국에 선물했다. 양국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달 독일을 방문했을 때에도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한편 독일과 중국 간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과는 반대로 미국과 독일, 미국과 중국 간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독 정상회담에서 노골적으로 메르켈 총리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했다.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G7 정상회의 등에서도 두 지도자는 번번이 부딪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 기간부터 중국을 비난해 오다가 올해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친밀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산 철강 제재, 대만에 무기 판매 등 다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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