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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넷플릭스' 티빙은 표류중..SK-헬로비전 후폭풍

김유성 기자I 2016.07.20 12:04:36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낳아준 엄마(CJ헬로비전)는 소박맞고 돌아왔고, 입양해준 새엄마(CJ E&M)는 어떻게 키울지 모르는 것 같고.’

한국판 넷플릭스로 한때 기대를 모았던 티빙 얘기다. 티빙은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발표전인 지난해 10월 CJ 헬로비전에서 CJ E&M에서 이관이 결정됐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이슈와 맞물려 티빙 이관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현재 티빙은 CJ E&M전용 인터넷TV서비스(OTT)로 변모한 상태다. 그러나 CJ E&M 차원에서 투자는 거의 없다. 넷플릭스가 지난 1월 한국 시장 상륙후 콘텐츠 확충, 가입자 유치 등의 활동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과거 티빙 홍보 이미지
20일 업계에 따르면 CJ E&M은 티빙에 대한 활용 계획이나 서비스 개편을 논의중이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CJ 콘텐츠 전용 OTT로 운영하겠다는 방침 외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없다. 넷플릭스 등 경쟁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도 아직은 없다.

하지만 콘텐츠는 tvN 등 CJ 계열 서비스 중심이지만 요금제나 서비스 틀은 지상파TV와 JTBC 등 실시간 채널을 서비스할 때와 다르지 않다.

예컨대 최저 요금제(2900원) 가입자의 경우 볼 수 있는 콘텐츠 양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요금제 가입자는 JTBC 등 종합편성 채널은 물론 지상파TV도 시청 가능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이 줄어든 셈이다.

방송업계 업계 관계자는 “티빙을 놓고 여러 고심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뚜렷하게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SK 계열과 합병 실패 이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CJ헬로비전으로선 티빙 재이관을 논할 입장이 못된다. 주력인 케이블 사업과 그동안 유지해왔던 알뜰폰 사업 분위기 다잡기가 우선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그동안 티빙의 어려움이 커 E&M 자체 OTT로 전략을 수정했던 것”이라며 “(CJ E&M)의 운영 기간이 짧아 전략 등을 수정하기에는 성과 등에 있어 검토할 부분이 적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한 티빙은 알뜰폰과 함께 CJ헬로비전의 전략 사업이었다. 분기당 매출이 40억원에서 60억원 사이였지만 가입자 수가 800만으로 국내 OTT중에서는 1위였다.

CJ헬로비전은 권역에 갇힌 케이블 사업자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티빙에 공을 들였다. 알뜰폰과의 결합 시너지도 기대됐다.

그러나 티빙은 콘텐츠 유료화 부분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튜브나 불법다운로드 웹하드 등 대체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상파 방송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전국단위 OTT 서비스로서의 역할이 축소됐고, CJ E&M에 이관됐다.

한편 CJ헬로비전은 티빙과는 별개로 티빙스틱은 따로 운영중이다. 티빙스틱은 고정형TV에 티빙 콘텐츠를 보여주는 기기다. SK 계열과 합병이 깨지면서 티빙 스틱의 용도도 불분명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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