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럽 은행들이 작년 실적 부진으로 잇달아 경영진에 대한 보수 삭감에 나섰다.
영국 최대 은행인 HSBC가 고위 경영진의 연금을 40% 삭감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HSBC는 고위 경영진에게 연금 대신 현금 수당을 지급해왔다. 지난해에는 이 금액이 월급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하지만 주주들이 경쟁사에 비해 높다고 불만을 제기하자 삭감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22일 연간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의 연금은 1년 전 62만5000파운드에서 이제 37만5000파운드로 줄어든다. 더글라스 플린트 회장의 연금은 75만파운드에서 45만파운드로 깎인다.
HSBC는 영국 지점과 자산관리 부문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매니저들에게도 이미 사전에 합의한 임금인상분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초저금리와 규제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5만명을 감원하고 50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안을 내놓는 등 긴축에 나섰다.
주주들의 불만도 거셌다. HSBC 주가는 지난 3년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2014년에는 25% 이상 떨어졌다. 올 들어 동종업종 대비 선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등에 대한 경기둔화 우려로 15% 하락한 상황이다.
다른 영국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4대 은행이 올해 총 보너스를 50억파운드 가량 줄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투자은행 부문 부진과 구조조정 비용, 충당금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수익이 감소해 보수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도이치방크는 고위 경영진에 대한 연간 보너스를 취소했고 티잔 티엄 크레디트 스위스 최고경영자(CEO)는 보너스를 절반만 받기로 했다. 도이치와 크레디트스위스 모두 작년 연간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경영진 보너스를 줄이기로 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구조조정 계획으로 30억달러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부실여신 충당금으로 수십억달러를 계상해야 하기 때문에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