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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유흥·숙박업종 카드 수수료 인하 어렵다"

이현정 기자I 2011.10.31 16:37:15

"유흥·숙박업종, 종합병원은 영세 가맹점에 해당 안돼"
유흥·숙박업종 종사자들 수수료 인하 대규모 시위예고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유흥·숙박업종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음식업중앙회에 이어 유흥·숙박, 종합병원 등 다른 업종 종사자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자 ‘성격이 다른 사안’이라면서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31일 “지난 주부터 개별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율 책정 체계와 기준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수료율을 내리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유흥업종에 대해선 “그 동안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해 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만큼 현행 수수료율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유흥업소 가맹점에 대해 최고 수준인 4.5%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수수료 인하는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유흥·숙박업과 종합병원 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특히 카드깡 등 부당 영업행위가 많은 유흥업소의 수수료 인하는 국민정서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적절한 수수료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수수료 인하가 객관적인 분석에 근거하기보다 가맹점들이 반발할 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했던 측면이 컸던 만큼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실태분석이 마무리되면 동일 업종 내에서도 천차만별인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가 어느정도 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흥업종의 경우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는 다른 이유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수수료율은 카드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맞지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차이 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매출규모 등에 따라 명확한 기준을 세워 부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흥업종 종사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소속 60만명은 오는 11월 20일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방침이다.
 
오호석 유흥음식업중앙회 회장은 “업소 이용료와 직원 봉사료를 떼어놓고 보면 사실상 카드 수수료로 9%를 내고 있다”며 “대형업소는 전체 유흥주점의 2~3%밖에 되지 않는데 중소 가맹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숙박업계도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는 금감원, 국회, 여신금융협회 등에 `호텔업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건의서`를 제출하고 현행 2.5~3.5%인 수수료율을 골프장·주유소와 같은 1.5%까지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숙박업소에 국내 업종별 평균 수수료(2%)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건 모순”이라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규모 집회도 예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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